EBS ‘보니하니’가 쏘아올린 아동·청소년 연예인 인권
EBS ‘보니하니’가 쏘아올린 아동·청소년 연예인 인권
민언련 “어른들 진심으로 부끄러워해야”… 방송심의규정도 아동 노동권 없어

“EBS는 제작 가이드라인의 어린이·청소년 출연자 인권보호 관련 내용을 대폭 보강하고 구체적인 보호 규정을 만들어 제작에 활용하겠습니다.”

지난 10일 EBS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청소년 출연자에 대한 성희롱과 폭력적인 장면이 논란되자 13일 EBS 측이 김명중 사장의 사과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약속한 내용이다. 

김명중 사장은 EBS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이번 사고는 출연자 개인의 문제이기에 앞서 EBS 프로그램 관리 책임이 크다”면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제작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엄중히 점검하고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BS는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제작진이 “폭력은 발생하지 않았다”,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며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심한 장난으로 이어졌다”는 무책임한 해명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EBS가 뒤늦게나마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은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EBS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사에서 아동·청소년 출연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 문제가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 김명중 EBS 사장은 지난 13일 EBS뉴스에 출연해 ‘보니하니’ 방송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 김명중 EBS 사장은 지난 13일 EBS뉴스에 출연해 ‘보니하니’ 방송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0월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육아 예능의 유행으로 아동 출연자의 방송 출연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아동 출연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조차 제대로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SBS의 경우 아동 보호를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으며, KBS와 MBC, EBS도 ‘어린이와 청소년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경우 불건전하거나 부당한 역할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공통으로 갖고 있을 뿐 아동 출연자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성(性)보호 등에 대한 규정은 별도로 없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7일 EBS ‘보니하니’로 불거진 아동‧청소년 출연자 인권 실태 관련 논평을 내고 “방송사에서 어린이·청소년 출연자를 어떤 존재로 대하고 있는지 조사해야 하고, EBS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어린이·청소년 출연자의 인권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번 사건은 어른들이 진심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이는 비단 EBS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아동과 청소년 출연자가 등장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마땅한 규정은 없다”면서 “방송심의규정에서도 아동 출연자와 관련해 ‘품성과 정서를 해치는 배역에 출연시켜서는 안 된다’, ‘흡연‧음주하는 장면을 묘사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하도록 해서는 한 된다’ 정도의 내용만 있을 뿐 구체적인 노동권 보장 방안이나 인권 보장 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한빛센터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등 7개 단체가 참가해 만든 공동행동 ‘팝업’은 지난 11일부터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프로텍트10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팝업은 다음 달 14일 예정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개정안 내용을 공개하고 ‘아동·청소년 연기자 실태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 아동·청소년 연예인 인권지킴이 ‘프로텍트101’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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