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인터넷은 인간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인터넷은 인간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 서평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니콜라스 카 지음·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펴냄

1964년 마셜 맥루한이 발표한 ‘미디어의 미래’는 전화, 라디오, 영화, 텔레비전 같은 20세기의 ‘전자 미디어’가 인간의 생각과 감각을 지배하고 있던 문자의 독재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다. 인쇄물 미디어에 갇혀 있던 개인의 자아가 영상, 음성으로 이뤄진 전자 미디어를 만나면서 전 지구적인 공동체 시각을 접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기술의 발달로 탄생한 ‘인터넷’을 만나면서 역사상 전례 없는 거대한 정보의 바다를 실시간 접하면서 살아간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즐기면서 끝없이 확장되는 인터넷의 영향력을 끊으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고 있다. 

▲ 스마트폰 사용. 사진=gettyimagesbank
▲ 스마트폰 사용. 사진=gettyimagesbank

IT 미래학자인 저자 니콜라스 카는 자신은 원래 두꺼운 책과 긴 기사에 쉽게 집중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책 한두 쪽만 읽어도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안절부절못하며 문맥을 놓친다며 독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는데 그 이유가 인터넷을 경험하고 난 후 이렇게 변했다고 봤다.

저자는 작가인 자신에게 인터넷 웹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과도 같았다고 고백하면서 도서관 정기간행물실에 처박혀 며칠을 보내야 가능했던 자료 수집이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몇 분이면 끝난다고 환호했다고 회상했다. 구글에 검색어를 입력하고 하이퍼링크를 따라가면 자신이 찾던 숨겨진 진실과 명쾌한 코멘트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말이다. 그는 온라인 쇼핑, 공과금 내기, 비행기 표 예약, 여행계획 짜기 등을 하며 웹서핑으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이끌어간다고 여겼지만 결국 인터넷 이용이 스스로를 점점 아둔하게 만든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저자는 인터넷 네트워크가 자신의 눈과 귀, 사고를 관통하는 대부분의 정보 전달 주체가 되면서 집중력과 사색의 시간을 빼앗고 고질적인 산만함을 불러왔다고 했는데 저자의 경험이 현대인들이 겪는 경험과 비슷하지 않을까?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니콜라스 카 지음·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펴냄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니콜라스 카 지음·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펴냄

그는 조용하고 집중적이면서도 산만하지 않은 선형적 사고는 간결하고 해체된, 때로는 보다 신속하고 축약된 정보의 흡수를 원하고 필요로 하는 사고방식에 의해 밀려났다며 인터넷이 만든 이런 결과에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되물었다. 이런 인터넷 사용은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아예 바꿔버렸다. 마치 인류가 ‘뇌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더 많은 정보가 들어와도 계속 허기를 느끼고 마치 하이에나처럼 새 정보를 찾으려고 링크만 쫓아다니는 방랑객이 됐다. 

사람들 사고가 웹 콘텐츠의 정신없는 조각들에 맞춰지면서 미디어 회사들은 독자의 새 기대에 적응하려고 집중력이 짧아진 온라인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생산물을 쪼개고, 이 생산물의 프로필을 검색엔진에 올려 끊임없이 소비되고 유통되도록 만들고 있다. 이런 콘텐츠는 유튜브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깊이 아는 능력, 우리의 사고 안에서 독창적인 지식이 피어오르게 하는 풍부하고 색다른 일련의 연관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이 점차 제기능을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인터넷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마냥 인터넷 네트워크를 거부할 수도 없다. 저자는 인터넷이 우리가 미디어를 읽고 쓰고 이해하는 방식을 바꿀 위험과 인간의 사고능력에 영향력을 끼친다는 걸 인지하고 인터넷을 사용하자고 말한다. 인터넷 제국이 제공하는 조각난 정보를 마치 정보의 모두인양 받아들이지 말자는 뜻이다.

기술의 광란 시대, ‘인터넷’이 축복일지 재앙일지는 인류가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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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2-22 23:06:58
개인적으로 칸트보다 비트겐슈타인을 좋아한다. 그냥 인터넷을 여러 정보를 좀 더 쉽게 찾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