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로부터 광고불매운동 압박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가 이번엔 부산 서면의 디지틀조선일보 옥외 전광판이 해킹 조롱까지 받으며 수난을 겪었다. 특히나 전광판을 해킹한 이가 본인을 중학생이라고 밝히면서 여론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 14일 오후 매일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부산도시철도 1·2호선 서면역 인근 한 한 빌딩 꼭대기에 설치된 디지틀조선일보 옥외 전광판 화면에 광고 대신  PC  메모장 프로그램이 열린 상태에서 “조선일보 전광판 중학생한테 다 털렸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는 문구가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많은 부산시민이 해당 전광판 문구를 목격하게 됐고, 이 문구가 찍힌 장면의 사진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져나가면서 실제 중학생이 언론사의 전광판을 해킹한 것인지 누리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경찰에 따르면 아직 이 사건은 누가 어떤 경로로 전광판 프로그램에 접속해 해당 문구를 남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부산지방경찰청 관할이지만 해킹 사건 등을 담당하는 부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17일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확인되지 않은 얘기는 우리도 모른다”고 밝혔다.

▲ 지난 15일 YTN 뉴스리포트 갈무리.
▲ 지난 15일 YTN 뉴스리포트 갈무리.

현재까지 가장 개연성이 높은 추정으로는 사건 이후 한 트위터 이용자가 전광판 관리에 많이 활용되는 ‘팀뷰어’(TeamViewer)라는 프로그램의 관리자 계정이 사전에 전광판을 통해 노출된 사실을 알리면서 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해킹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보안업계에서는 이 같은 해킹을 ‘화면 변조 공격’이라고 불리는 디페이스(Deface) 공격의 일종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번 공격은 아이디와 비번만으로 쉽게 프로그램에 접속해 화면 변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해킹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엔 코레일 광고판 화면이 팀뷰어 프로그램에 의해 변조된 적이 있는데 이때도 메모장 화면엔 자신을 중학생이라고 소개하며 코레일 광고판의 보안성을 비판하는 문구가 노출됐다.

보다 고차원의 디페이스 공격 중에는 지난 2013년 6월25일 청와대 홈페이지가 “Hacked by Anonymous”(어나니머스가 해킹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해킹당한 사건이 유명하다. 하지만 당시 어나니머스(국제해커조직) 측은 “청와대를 해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정부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북한 행위로 추정하고 있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지난 8월부터 주간 단위로 조선일보의 광고 데이터를 집계하여 광고 불매기업을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은 제18차(9일~14일) 집계 결과 삼성전자가 총 5회의 광고를 조선일보에 게재해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2위에는 전면 광고 3회의 삼성생명·삼성화재·롯데관광·우리은행·신한은행이, 3위에는 서울대학교 (전면광고  1회,  5단광고  2회)가 선정됐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