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들이 2019 방송가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의 월간 출판물 ‘방송작가’ 12월호를 보면 작가들은 △지상파 위기, KBS와 MBC 잇따라 비상경영체제 돌입 △무소불위 유튜브 △연예인들의 성범죄 스캔들과 CJ의 오디션 순위 조작 의혹 등 대형 스캔들 △방송사 주 52시간 근무제 본격 시행 △방탄소년단(BTS)의 기록 갱신 △넷플릭스가 불러온 미디어 빅뱅 △‘미스트롯’발 트로트 광풍 △영화와 드라마의 컬래버레이션 △예능과 드라마 시즌제 안착 △일반인 출연 열풍 등을 ‘10대 뉴스’로 선정했다.

방송작가의 고혜림 편집위원은 지상파 위기에 “KBS는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으며 MBC는 3년째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외적으로 종편, 케이블은 물론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양한 플랫폼 등이 등장하고 있는 방송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고 콘텐츠 경쟁력도 약화되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비대해진 조직으로 인한 고비용이 발목을 잡고, 의욕적으로 새 경영진이 출범해 적폐 청산에 나섰지만 오히려 참담한 경영실적을 받으며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나경 편집위원은 ‘유튜브 성장’에 대해 “대세로 등장한 유튜브 쏠림 현상에 한층 속도가 붙어 유튜브가 전통적 미디어인 방송과 대적할 정도로 성장한 한 해”라며 “방송사의 대응도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형식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클립이나 메이킹 영상 등을 올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SBS 인기가요’, ‘순풍산부인과’, ‘보고 또 보고’, ‘공포의 쿵쿵타’ 등 과거의 인기 프로그램들을 고화질로 공개하는 한편, 그때그때 화제가 되는 이슈에 맞춰 다양한 관련 영상들을 재조합한 매시업(mashup) 콘텐츠를 선보여 호응을 얻는 것은 물론, 아예 새로운 프로그램의 론칭 자체를 유튜브로 시작해 그 화제성을 안고 방송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늘었다”고 진단했다.

▲ 지상파 3사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 지상파 3사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방송사 주 52시간 시행에 대해서 조미진 편집위원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며 “1000여명의 스태프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인 방송신문고의 고발은 계속되고 있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가 무색하게 장시간 노동으로 도마 위에 오르는가 하면, 드라마의 작품성과는 별개로 노동환경의 열악함에 대한 폭로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 52시간 근무제는 방송사 소속 스태프들에게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방송사에 소속되지 않은 채 밤을 새우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편집, 색 보정 등을 담당하는 후반 작업 노동자들에서부터 프리랜서 방송작가들 역시 사각지대에 속한다. 일각에서는 근로시간 외 정규직의 업무를 떠맡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고 전했다.

방송스태프노조·언론노조 지상파 3사·드라마제작사협회가 2020년 드라마 제작 현장에 표준근로계약서를 도입키로 한 것은 가시적 성과이나 표준계약서 기준 마련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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