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조국 힘내세요” 실검 만들기 ‘불법’될까
“조국 힘내세요” 실검 만들기 ‘불법’될까
국회 실검 규제 법안 본격 심사 예정, ‘여론 영향’ 등 추상적 기준 논란

자유한국당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규제 법안 논의를 촉구한 결과 오는 17일 법안 심사를 시작한다. 규제 방안이 과도한 데다 실검 영향력에 대한 정밀한 분석 없이 규제부터 논의하는 건 순서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포털 실검 관련 법안 16건을 살펴본 결과 주요 내용들을 추려 17일 논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복수의 과방위 관계자에 따르면 간사 협의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포털 실검 규제법안’ 처리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한국당은 실검 규제 법안 처리를 약속하면 데이터 3법 처리에 합의하겠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성태 한국당 간사(비례)는 이날 법안소위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이 실검 조작을 방지하는 통합 법안을 만드는 데 합의했다.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 9월 5일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미디어특별위원들이 네이버 항의방문 후 브리핑을 하고 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 9월 5일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미디어특별위원들이 네이버 항의방문 후 브리핑을 하고 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그러나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논의 시작 단계로 크게 의미부여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한국당에서 실검 규제 법안 논의를 하자면서도 정작 어떤 법안을 심사할지 제시하지 않아 행정실에서 관련 법안 16개 목록을 만들어 살펴봤다. 중구난방이라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리를 한 다음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정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조국 사태’를 계기로 실검 대응을 본격화했다. 조국 전 장관 국면에서 여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조국 힘내세요” “나경원 자녀의혹” “황교안 자녀 장관상” 등 실시간 검색어를 만들자 한국당은 네이버에 항의방문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항의방문 자리에서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는 “국회는 실검 조작방지 입법을 해야 한다”고 했다.

법안소위에 올라온 관련 법안들을 보면 실검과 관련해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또는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하는 매크로 등 기계장치 사용 및 조작 △계정 도용 △게시글 작성 등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내용이다. 과방위에 상정은 안 됐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최근 명예훼손,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실검 자체에 대응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이 가운데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실검을 규제할 경우 개인의 자발적인 실검 만들기가 규제 대상이 돼 논란이 불가피하다.

지난 국정감사 때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매크로 실검에는 대응한다고 밝히면서도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키워드는 (조작이 아닌) 개인 의사에 따른 것이다. 정치적인 이슈를 말씀하셔서 그렇지만 마케팅이나 팬클럽 등 카테고리별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자발적 실검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연예인 생일 때 팬들이 실검을 만드는 행위가 정치인을 응원하는 실검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기에 이를 규제하면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단식 때는 지지자들이 ‘내가 황교안이다’ 실검을 만들기도 했다.

김성수 간사는 “실검 문제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 자체는 이해할 수 있는데 조문화하는 과정에서 사업자 영업의 자유,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특히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표현 자체가 기준이 모호하다”며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 네이버, 다음 로고.
▲ 네이버, 다음 로고.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여론’의 정의가 무엇인지, ‘조작’이 무엇인지,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무엇인지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자의적 집행, 남용될 위험, 명확성 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타인 아이디 사용이나 매크로를 사용해서 소수의 특정한 의견이 다수의 의견처럼 보였다는 것만으로는 어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우민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는 “실검 올리기가 규제해야 할 행위인지 아닌지부터 논의해야 하는데 규제를 전제하고 있다”면서 “집회 때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표명을 하는 것과 집단적으로 실검을 올리는 행위가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다. 실검의 영향력도 고려해야 하는데 실검을 올린다고 사람들이 설득을 당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규제를 하려면 사람들이 실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부터 살펴본 다음 논의하는 게 순서인데 그런 과정이 빠져있다”며 “논의도 단순히 규제 여부를 정하는 게 아니라 마케팅 영역과 정치 영역을 나눠서볼지, 선거 기간 등 특정 기간에 제한을 둘지 등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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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2-11 17:25:15
왜 선동하는 플랫폼(네이버)에 대해 말하지 않는가. 전체주의 인간(생각/취향/혐오하는 대상이 비슷하고, 꾸준하게 베스트 댓글로 나타난다.)은 네이버가 만들고 있지 않은가. 위험성이 있고, 조작 가능성이 있다면 플랫폼이 먼저 대응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악플로 자살한 사람들은 어떤 댓글과 어떤 플랫폼을 이용했을까. 답은 뻔한데, 국민은 만만하고 네이버는 대기업이라 봐주는 건가. 내가 이래서 구글과 유튜브만 사용한다. 적어도 지금까지 외국계 기업은 국민을 노골적으로 선동하려고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