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록밴드 U2의 리더이자 인도주의 활동가인 ‘보노’를 접견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U2는 오랜 분단의 아픔을 겪은 아일랜드인으로서 한국 분단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평화와 국제보건, 빈곤, 소외된 약자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밴드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전 10시30분부터 40분 동안 내한공연차 방한 중인 U2의 ‘보노’를 접견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번 접견을 두고 ‘보노’가 U2의 최초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계기에, 우리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 퇴치 기여에 사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대통령 예방을 요청함에 따라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U2의 첫 공연(전날)을 환영하면서 이 공연을 본 김정숙 여사 말에 의하면 아주 대단한 공연이었다고 한다며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채운 4만5000명 한국 팬들이 열광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U2의 오프닝 곡 ‘Sunday Bloody Sunday’, 엔딩곡으로 ‘One’를 들어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한국인들로서는 아주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Sunday Bloody Sunday’는 아일랜드의 상황을 노래했던 것이었지만 우리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었다는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은 독일의 통일 이후 우리 한국 국민들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훌륭한 공연뿐만 아니라 공연 도중에 메시지로서도 우리 남북 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메시지를 내고, 특히 아직도 완전히 평등하다고 볼 수 없는 여성들을 위해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는 아무도 평등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낸 것에 아주 공감하면서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U2가 지난 40년간 세계 최고의 록밴드의 위상을 지켜온 것 뿐 아니라 “그 음악 활동을 매개로 해서 평화, 인권, 그리고 또 기아나 질병 퇴치 같은 그런 사회운동까지 함께 전개하고 아주 많은 성과를 낸 것도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예방한 보노(U2 리더․인도주의 활동가)는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이루고 있는 이런 번영이 더욱 더 포용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 잘 알고 있다며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리더십을 보여준 것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보노는 “특별히 이러한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닌 정말 실현될 수 있도록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시고 계신 것을 잘 안다”며 “특히 저는 아일랜드 출신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를 방문한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리더 겸 인도주의 활동가 보노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를 방문한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리더 겸 인도주의 활동가 보노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9일 낮 내놓은 서면브리핑에서 보노가 특히 국제공조를 받던 국가에서 최초의 공여국이 된 점을 들어 “진정한 기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이에 문 대통령이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하자 보노는 “Music is powerful”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8일 U2 공연을 직접 관람한 김정숙 여사도 보노와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9일 서면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남북 분단 상황을 두고 “DMZ을 방문했으면 남북 분단으로 휴전 중인 상황을 잘 이해했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많은 진전도 있었고, 평화를 향해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꼭 이루리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 부대변인은 보노가 아일랜드 사람과 한국 사람들이 매우 비슷하다고 들었다며 “아일랜드도 분단을 경험한 바 있고, 평화를 노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고 썼다. 한 부대변인에 따르면 보노는 “대중에게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기존의 방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 왔다”며 “어떤 사운드를 낼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정신으로 (노래를) 만드느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한국 사람들이 U2를 좋아한다며 평화, 국제보건, 빈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한 점을 들어 “보이스가 없는 이들을 위해 보이스가 돼주고 싶다는 U2의 지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날(8일) 환담은 오후 6시45분부터 7시3분까지 18분간 진행됐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