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빗대어 국제관계가 ‘일방주의와 강권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협력을 통해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함께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없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중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5일 오후 청와대 본관 2층 접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이번 한국 방문이 한국 측의 동료들과 전략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서라고 소개했다. 왕이 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현재 국제 정서는 일방주의, 그리고 강권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중한 양국은 이웃으로서 제때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서 다자주의, 자유무역을 같이 수호하고 기본적인 국제 규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미국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왕이 부장은 “중한 간에는 양국 정상의 전략적인 견인 하에 발전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 교역액의 3000억달러 돌파 △인적교류 1000만명 초과를 들었다. 왕이 부장은 중국 개혁의 전면적 심화와 개방 확대에 따라 한중관계가 더 넓은 발전 공간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왕이 부장은 전날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의견 교환을 들어 “이번 달에 예정되어 있는 대통령님의 중국 방문을 잘 준비해 중한관계의 발전을 추진할 뿐만 아니라 중한일 3자간의 협력도 잘 추진해야 된다”며 “양국의 이러한 대화의 강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왕이 부장이 국무위원으로 취임한 이후 첫 방문이어서 더 기대가 크다며 올해가 신중국 건설 7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양국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달에 예정되어 있는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에 양국 간의 대화와 협력이 더욱더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가 중요한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핵 없고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열릴 때까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접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접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접견이 끝난 후 내놓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양국 간 고위급 교류, 경제, 문화, 환경, 인적교류 등 제반 영역에서 교류와 협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환영하며, 특히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와 관광 분야의 교류와 협력이 보다 활성화 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또 문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평화 3대 원칙(△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을 설명하고,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제안에 중국 측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썼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최근 한반도 정세의 어려움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건설적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접견에 중국측은 추궈홍 주한중국 대사, 뤄자오후이 외교부 부부장, 오장하오 외교부 아주국장, 위둔하이 외교부 보도국 부국장이 참석했고, 우리측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고민정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접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접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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