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첫 공개… 통신 3사만 웃는다?
방통위,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첫 공개… 통신 3사만 웃는다?
ISP(KT, SKB, LGU+)와 CP(네이버, 유튜브, 넷플릭스 등)간 망 이용계약원칙 내놔
인터넷기업협회 “가이드라인은 통신사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된 것” 비판도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5장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가이드라인은 유튜브·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기업이 국내에서 유발하는 LTE트래픽 비중이 70%수준으로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트래픽 유발 규모에 상응하는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주장 속에 등장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을 두고 통신 3사 필요에 따라 맞춤형 제작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제정방안 공청회에서 공개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ISP(KT, SKB, LGU+)와 CP(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넷플릭스 등)간 망 이용계약원칙(제4조)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 사업자의 거래상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는다 △계약 규모, 내용 등이 유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을 비차별적으로 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대목을 명시했다. 

제8조에 명시된 불공정행위 유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특정 계약 내용만을 수용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 △상대방이 제시한 안에 대해 불합리한 사유를 들어 계약을 지연·거부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와의 인터넷망 이용계약을 체결하거나 거부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 △이용계약 당사자가 제3자와 공동으로 상대방에게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로 분류했다. 제9조에 명시된 불공정행위 판단기준은 △인터넷망 구성 및 비용분담 구조 △콘텐츠 경쟁력 등 시장 상황 △대량구매·장기구매 등에 의한 할인율 등이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제10조3항에 명시된 ISP(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의 의무와 제11조2항 CP(콘텐츠제공사업자)의 의무에는 공통적으로 “인터넷망 이용계약의 변경 또는 종료에 따른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대목의 이용자 보호 조항이 담겼다. 앞서 페이스북이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국내 통신사와의 망 사용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가입자의 접속경로를 임의변경해 이용자불편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가이드라인은 당시 경험을 반영했다. 

반상권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페이스북 사건을 잘 들여다보면 협상 우위를 위해 접속 경로를 변경한 것이다. (이런 일로) 제3자 국민이 이용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가이드라인 마련 과정에서 사업자들 간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가이드라인이 입법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연구반을 구성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당장 우려의 목소리가 등장했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 정책실장은 “가이드라인이 국내외 CP간 역차별 해소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국내CP에 과도한 의무를 부과해 역차별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가이드라인 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재환 정책실장은 “가이드라인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통신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통신사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시내 통신3사 대리점 모습.
▲서울시내 통신3사 대리점 모습.

김재환 실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통신사와 계약을 하면 무조건 비용을 지급해야 하고, 그 비용은 인상을 예정하고 있다는 통신사업자 중심의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통신사가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추측성 근거로 특정 계약조건을 강제할 경우, CP는 통신사의 제공조건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일방적 관계가 형성된다”고 우려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미 공정거래법을 통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규제할 수 있다며 가이드라인이 중복 규제라는 입장이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2일 성명을 내고 “과거에도 유사목적으로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2011)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글로벌CP들에게는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다. 방통위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불공정행위 금지, 이용자보호, 공정한 계약의 원칙과 조건 등을 권고하더라도 글로벌 CP들이 이를 준수할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국내 CP들에 대한 또 다른 규제와 실효성 논란만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신3사 입장을 대변하는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은 “최근 ICT시장은 글로벌CP의 협상력 우위와 지배력 편중으로 이용자보호, 공정경쟁 문제에 있어 시장에서 자율적 문제 해결이 매우 어렵다. 정부의 합리적 규율이 필요하다”며 가이드라인을 환영했다. 윤상필 실장은 “글로벌CP들은 국내 통신망에 대한 이용료를 회피하며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구글처럼 기존 망이용계약이 없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합리적 요청이 있을 경우 신규 망 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적용하는 조항의 신설을 요구하기도 했다. 

망 사용료 갈등은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와 같은 국내 인터넷 서비스제공업체(ISP)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페이스북·넷플릭스·네이버 같은 콘텐츠제공사(CP) 간의 일종의 고속도로 이용요금 분쟁이다. 망(네트워크)은 데이터 고속도로다. 국내CP들은 망 사용료를 내지만, 해외CP는 망 사용료는 거의 내지 않는 상황이어서 역차별 논란이 있다. 이날 공청회를 공동주최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ISP-CP간 공정한 이용계약을 통해 국내 ISP와 CP들이 글로벌 인터넷 기업으로부터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2018년 국내 무선트래픽은 458만 테라바이트로 2015년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망 이용계약은 통신 사업자에게 적정한 망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투자비 회수의 방안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망 이용계약 과정에서 불공정행위와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규율을 마련하는 것 또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밝혔다. 김대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통신사에는 5G 투자 유인을 제공해 세계 최고수준의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한편, 스타트업에는 혁신 성장에 어려움이 없도록 공평한 망 이용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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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9-12-05 17:10:45
요즘 프랑스 디지털세에 미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보복관세를 취할 태세를 하고 있다. 해외기업에 공공인프라 투자에 대한 적당한 요금을 요구할 수는 있으나, 지나치면 미중 무역전쟁처럼 보복관세 싸움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