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조국 사태를 알까. 주간조선이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로 유력한 스칼렛 요한슨을 인터뷰했다. 주간조선은 “스칼렛은 최근 개봉한 영화 ‘결혼 이야기’에서 뒤늦게 자기 꿈을 실현하려고 남편 찰리와 이혼 수속에 들어간 아내 니콜로 나온다”며 “깊고 강렬한 연기를 한 요한슨은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어 요한슨에게 맡은 역할 설명, 육아 문제 등을 묻고 답하는 일문일답이 이어진다.

그런데 요한슨은 주간조선 책자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요한슨이 든 주간조선은 조국 사태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조국이 불붙인 학종 논란’이라는 문구가 선명히 보인다. 주간조선은 지난 호 같은 코너인 ‘할리우드 통신’에서 영화 ‘아이리시맨’ 주연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를 인터뷰했는데 그 역시 ‘조국이 불붙인 학종 논란’을 다룬 주간조선 책자를 들었다. 주간조선이 직접 인터뷰했다고 보여주는 장치이면서 주간조선을 적극 홍보하는 전략이다.

▲ 주간조선의 스칼렛 요한슨 인터뷰.
▲ 주간조선의 스칼렛 요한슨 인터뷰.

‘할리우드 통신’ 코너는 해외 유명 스타가 주간조선을 들고 찍은 사진을 싣는다. 사진 속 스타들은 하나같이 주간조선을 들고 있다.

오스카상을 수상한 기에르모 델 토로 감독과 영화배우 크리스천 베일은 주간조선 책자를 읽는 포즈까지 취했다. 이들이 한국어로 된 주간조선을 읽을 리는 없다. 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북핵 키운 23년 그 목소리들”이라는 헤드라인이 적힌 주간조선을 들었다.

이들 기사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으로 등록된 박흥진씨가 쓴다. 배우들이 영화가 나오면 홍보를 위해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 들러 인터뷰 하는데 협회 회원 90명 중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한다.

박씨는 2017년 주간조선 창간 49주년을 맞아 여러 할리우드 스타를 만난 뒷얘기를 풀어냈다. 주간조선을 들고 배우들이 찍은 사진 얘기도 나온다.

그는 “영화 ‘졸업’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벤자민으로 나온 더스틴 호프먼도 어느덧 여든 살이 되었다. 배는 나왔지만 정정한 모습이다. 의젓하면서도 음담패설까지 하면서 웃기는데 나이 탓인지 옛날 얘기를 시작하면 한이 없다. 필자가 주간조선을 들어 달라고 부탁하며 ‘글은 한국어’라고 말하자, 호프먼은 ‘우리 형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고 말했다”고 썼다.

배우 헤리슨 포드에 대해서는 “잡지 표지사진이 원자력발전소임을 알아차린 포드는 요즘 한창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는 김정은의 핵개발을 생각했는지 ‘왜들 핵무기를 만들려고 난리들이야’라며 인상을 썼다”고 밝혔다.

▲ 지난 2017년 창간 49주년을 맞아 주간조선은 할리우드 배우 인터뷰 뒷얘기를 풀어냈다.
▲ 지난 2017년 창간 49주년을 맞아 주간조선은 할리우드 배우 인터뷰 뒷얘기를 풀어냈다.

배우 데브라 윙어에 대해서는 “주간조선을 대뜸 허리 옆에 낀 채 사진을 찍었다. 잡지를 정면으로 들고 사진을 찍는 것이 겸연쩍은 배우들은 대부분 이렇게 카메라를 대한다”고 전했다.

크리스튼 던스트는 주간조선을 들고 인상을 썼는데 박흥진씨는 “표지에 트럼프가 나왔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아성이어서 트럼프를 백안시한다“고 밝혔다.

헐리우드 배우와 들고 있던 주간조선 커버스토리 내용과 전혀 연관성이 없어 어색한 연출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스칼렛 요한슨 사진이다.

정장열 주간조선 편집장은 “편집국이 주문한 사진이 아니다. 매주 LA로 책을 보내주는데 필자가 배우에게 부탁해서 찍었다”며 “제일 처음 책자를 든 사진을 찍은 이후 컨셉처럼 됐다”고 말했다.

정장열 편집장은 “간혹 할리우드 배우 중엔 거부하는 사람도 있고, 표지 내용과 인지부조화된 것도 있는데 커뮤니티에서 재미있다는 반응이 있어 중단하기도 그렇고 해서 계속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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