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응하려면? “웨이브+티빙 합작해야”
넷플릭스 대응하려면? “웨이브+티빙 합작해야”
[인터뷰] ‘넷플릭소노믹스’ 저자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원, “지상파, 과거 향수에 젖어있지 말고 유연해져야”

“넷플릭스 관련 정보를 이만큼 모은 서적은 없다. 드라마를 직접 만들어보고 팔아본 사람으로서 넷플릭스가 한국 방송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 깊게 고민했다.”

▲ 사진 제공=한울아카데미
▲ 사진 제공=한울아카데미

27년간 KBS에서 일해온 유건식 연구원은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상황을 죽 지켜보며 넷플릭스와 관련된 지식을 담은 신간을 냈다. 유건식 연구원은 1993년 KBS에 입사했다. 그는 2007년 KBS 드라마국 BM(Business Manager) 1호로 선발돼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과 ‘거상 김만덕’(2010)을 프로듀싱했다. 2012년에는 제작사 공동대표로서 KBS 드라마 ‘학교 2013’을 제작했다.

또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KBS 드라마 ‘굿닥터’를 미국ABC 2017/2018 시즌으로 리메이크했다. KBS 아메리카 사장(2015~2017)으로 재직하는 동안 LA 폭동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6일, 429’를 제작해 해외한국어방송인대회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1위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의 전 세계 구독자는 1억5100만여명. 넷플릭스는 지난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역대 최고치 돈을 투자했다. 가입자와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지역에서 가입자 증가는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유럽 국가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가입자 중 60% 이상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 거주한다. 넷플릭스는 광고 없이 구독료만으로 올 2분기 매출액 49억2000만 달러(한화 약 5조8700억원)를 벌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6월30일 넷플릭스가 경제·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넷플릭소노믹스’(Netflixonomics, Netflix+Economics)로 불렀다. 넷플릭스가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는 것.

▲ 유건식 KBS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원. 사진=박서연 기자
▲ 유건식 KBS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원. 사진=박서연 기자

미디어오늘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에서 유건식 박사를 만났다. 다음은 유건식 박사와 일문일답.

넷플릭스 주제를 선정한 이유?

“넷플릭스가 지상파를 비롯해 한국 방송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보도된 넷플릭스 기사를 보면 미국에서 나온 기사들을 옮기는 수준이었다. 깊이 들어간 내용이 없었다. 한국 OTT들도 넷플릭스에 대응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 책을 자세히 읽고서 한국 사업자들이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넷플릭스 DVD. 사진 제공=유건식 연구원
▲ 넷플릭스 DVD. 사진 제공=유건식 연구원

넷플릭스를 언제 처음 접했나? 한국에서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 건 언제라고 생각하는지?

“전 넷플릭스를 미국에서부터 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인기 있었던 건 올해 1월부터다. 2011년에 미국에서 수업을 들었다. 수업 중 일주일에 영화 2편을 보는 게 숙제인 과목이 있었다.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들과 교수님이 ‘넷플릭스’를 추천해줬다. 당시 넷플릭스는 OTT 플랫폼이 아닌 집으로 DVD를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더 활발했다. 그래서 DVD를 빌려서 봤다. 요금제에 따라 집에 배달되는 개수가 달랐다. 스트리밍과 똑같다. 시간이 있으면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블록버스터’라고 넷플릭스보다 훨씬 큰 기업이 있었다. 똑같이 DVD를 빌려주는 곳이었다. 넷플릭스는 온라인 시장만 운영하고 있었고 블록버스터는 오프라인 상점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결국 오프라인을 운영하지 않는 넷플릭스만 살아남고 블록버스터는 2010년에 망했다.”

방송 3사가 합작해 출범한 OTT 웨이브(Wavve) 성장이 더디다. 성장 가능성 있나?

“최고의 기술력과 콘텐츠를 갖고 있는데 뭐가 문제나. 전반적으로 보면 가장 많은 콘텐츠를 만들고 퀄리티도 높다. 다만 지상파 3사 웨이브, CJ ENM과 JTBC의 티빙, KT 시즌 등 한국에 OTT가 너무 많다. 다 합쳐서 넷플릭스에 대항했으면 좋겠다. 웨이브 성장의 문제는 티빙과의 결합 여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모든 한국 콘텐츠가 모여야 커질 수 있다. 지금처럼 따로 운영하면 평행선을 가게 될 것이다.”

웨이브와 티빙, 결합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지상파 3사는 1년에 콘텐츠 2개씩. CJ와 JTBC는 1년에 20개씩 넷플릭스에 제공하기로 했다. OTT를 가입하게 되는 이유는 특정 콘텐츠를 보기 위함인데,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다 제공된다면 결국 한국 OTT는 어려워질 것이다. 합작 이야기가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 하지만 몇 년간은 모두 각자도생할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합작하기 전까지 웨이브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 유치와 유저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편리한 접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좋은 드라마다. 그러나 지상파에서 좋은 콘텐츠가 자주 나오지 않는다. 좋은 콘텐츠가 결국 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하면 나올 수 있나?

“CJ ENM 계열 채널들에서 방영한 드라마들이 화제가 되고 성공한 이유는 CJ가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성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사람들은 계속 잘하는 것만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는데 CJ는 자기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한다. 영화가 가진 덕목도 드라마에 접목하고, 연극판에서 활동하는 배우 발굴도 잘한다. 해외 것도 리메이크하려고 한다. 새로운 걸 잘 수용하니 시청자들은 신선함을 많이 느낀다. KBS 출신 PD나 감독을 CJ는 받아들이지만, 지상파 3사는 외주사 감독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이 속한 직장 브랜드라는 보호 장벽을 떼고도 개인 브랜드가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상파가 안일한 측면이 있다. 유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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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2-07 21:11:23
지상파가 만든 웨이브도 초기 단계다. 나는 조금 더 추세를 지켜보면서 대응하는 게 옳다고 본다. 무작정 통합과 합병은 시너지를 낼 수도 있지만, 일본 JDI처럼 시장 자체가 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