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저널리즘토크쇼J(이하 저리톡)가 양승동 사장의 프로그램 패널 관련 발언을 왜곡했다며 조선일보에 정정보도를 청구한다.

조선일보는 3일 양승동 사장의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KBS 양승동 사장이 2일,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 J’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공감 받으려면 패널이 일방적으로 구성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면서 “KBS의 수장이 해당 프로가 균형감각을 잃었다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제목은 “양승동 ‘저널리즘 토크쇼 J 패널 일방적으로 구성됐다’”였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양 사장이 저리톡의 패널 구성에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리톡 제작진은 조선일보가 양승동 사장의 발언을 교묘히 왜곡했고, 특히 제목에서 저리톡을 문제삼은 것처럼 단정해 보도했다고 봤다.

조선일보는 본문에 “양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도 패널로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른 시각을 갖고 얘기하는 출연자가 있어야 프로에 힘이 생긴다’며 ‘(제작진에) 균형 감각을 수시로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조선일보는 선거 공정성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사장까지 편향성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은 해당 프로그램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정부 편향적 내용을 방송하고 있다는 말”이라며 “5개월도 안 남은 선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KBS 자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보도는 그동안 저리톡의 편향상 문제가 줄곧 제기돼왔는데 저리톡의 패널 구성 문제에 있어서만큼 양승동 사장이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저리톡 제작진은 기자간담회 당시 나온 기자의 질의와 양승동 사장 답변 내용을 재검토했다.

간담회 당시 헤럴드경제 기자는 이렇게 물었다.

“(저리톡 프로그램이) 보수 언론이 뭐라고 하면 부정해서 싸움을 하는 양상이 있다. 느껴진다. 한층 더 높은 저널리즘 비평이 됐으면 한다. 미운 놈 떡 하나 주는 멤버 구성이 필요하지 않나. 오히려 다른 의견 충돌해서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식의 느낌이 들었다. 공정성이란 건 균형감이기도 한데 그런 점에 전반적으로 좀 더 보수적이고 그런 얘기를 끌어들이면 설득력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양승동 사장은 “말씀하신 것에 대부분 동의를 한다. 계속 균형감각을 제작진과 데스크에 수시로 주문을 하고 있고, 패널이 좀 다른 얘기와 시각으로 있어야 프로가 구성적으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초기에는 KBS 비판한 교수도 나오고, 모 신문 위원도 출연해서 섭외도 잘했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잘 안 나오려고 한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계속해서 노력하고, 프로그램을 위해서 설득력을 높이고 공감을 받기 위해선 패널 일방적으로 구성되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저리톡 제작진이 그런 방향으로 지혜를 모으고, 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

양 사장의 전체 발언을 보면 현재 패널 구성이 어느 한쪽 일방으로 구성돼 있다기보다 다른 시각의 의견을 듣고 균형을 찾기 위해서라도 보수적인 인사에 대한 섭외에도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 양승동 사장이 2일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BS
▲ 양승동 사장이 2일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BS

그런데 마치 양승동 사장이 저리톡 패널 구성이 현재 일방적으로 구성돼 있어 잘못됐다고 확정적으로 발언한 것처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는 게 저리톡 제작진의 주장이다. 저리톡 측은 양승동 사장의 발언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조선일보가 왜곡했다고 보고 정정보도를 신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리톡 측은 양 사장 발언은 제작진이 어느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패널을 구성한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균형성과 다양성 차원에서 패널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고, 특히 제목은 워딩을 짜깁기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한 양승동 사장이 발언한 뒤 김종명 보도본부장이 저리톡 패널 구성과 관련해 “저널리즘 토크쇼 J'가 토론 프로그램이 아닌 비평 프로그램이다. 토론 프로그램은 양쪽의 주장이 밸런스 있게 전달되는 것이 맞지만 언론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양쪽에 대한 기계적인 중립을 넘어서서 사회적인 정의나 자유 혹은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부분들을 충분하게 맥락있게 다가갈 수 있느냐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는데도 관련 발언을 생략했고, 사실과 다른 선거 공정성까지 언급한 홍성철 교수의 발언을 인용한 것은 악의적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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