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피해는 없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사실관계는 확실히 아닙니다. ‘콩고 왕자’ 조나단의 아버지 욤비 토나는 광주대학교 교수가 아닙니다”

지난달 13일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조나단 토나가 한 대학의 수시전형에 합격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해당 학교 전형에 합격해 최종 등록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관련 소식은 화제가 됐다. 조나단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력이 있어 친숙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콩고 왕자’라는 별명으로 그는 올해도 예능 방송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언론은 조나단의 합격 소식을 전하면서 아버지 욤비 토나를 언급했다. 한국에 정착한 욤비 토나를 말하지 않고서는 아들 조나단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욤비 토나의 전력이 잘못 알려져 보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은 ‘광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욤비 토나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욤비 토나가 광주대학교 교수였던 것은 맞는다. 욤비 토나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200개 부족 중 하나인 키토나 왕국의 왕자였다고 한다. 욤비 토나는 콩고 내전 중 정권의 부패상을 고발한 뒤 지난 2002년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고, 2008년 난민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난민 인권 네크워크에서 동아시아 실무 그룹 대표를 맡는 등 난민구호단체활동을 활발히 벌였다. 욤비 토나 활동을 지켜본 광주대는 2013년 그를 광주대학교 자율·융복합전공학부 조교수로 채용했다. 그는 광주대에서 인권과 이주난민 등을 강의했다.

이런 탓에 욤비 토나는 현재도 광주대학교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고, 아들 조나단의 합격 소식을 전할 때 ‘아버지 욤비 토나 광주대학교 교수’라고 보도한 것이다.

▲ 광주대학교
▲ 광주대학교

 

광주대학교는 최근 ‘욤비 토나 관련된 기사에 대한 광주대학교의 협조요청’이라는 공문을 각 언론사에 보냈다. 광주대는 “현재 욤비 토나는 광주대학교에 재직 중이지 않은바, 정정 및 삭제를 요청한다”며 “욤비 토나 광주대학교 교수로 보도된 언론사에서는 학교에 취재 또는 확인을 요청해 온 바 없다”고 밝혔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광주대 측은 사실관계만 밝힐 뿐이라며 욤비 토나가 2013년 8월1일 임용돼 2018년 4월5일 직권면직 처리됐다고 전했다. 광주대 관계자는 “우선 가족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욤비토나 교수는 2017년 11월17일 아시아난민보호법 때문에 태국으로 해외 출장을 간다고 보고하고, 20일 복귀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도 복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주대 측은 욤비 토나 교수의 행방을 찾기 위해 이메일을 보내는 등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고 한다. 광주에 거주 중인 가족으로부터 그가 태국에 소재한 병원에 입원 중이라 복귀를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광주대는 해외 출장 이후 복귀하지 않고, 사유까지도 정확히 알 수 없어 다섯달 뒤에 직권면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당시 욤비 토나 교수 강의가 잡혀 있어 더 이상 학생들에게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직권면직 처리한 것이다. 재직 당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대 측은 욤비 토나의 가족이 화제가 될 때마다 광주대학교 재직으로 보도될 가능성이 높아 언론에 협조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매체의 온라인과 지면에 나온 욤비 토나는 현재도 광주대학교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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