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주 31시간 요구한 적 없다” 정정요구
철도노조 “주 31시간 요구한 적 없다” 정정요구
국토부 차관 왜곡 발언, 장관이 바로잡았지만 확인 없이 계속 반노동 보도… 철도노조 정정 없으면 법적조치

“주 39시간 근무 철도노조, 주 31시간 일하겠다고 파업” (조선일보 11월21일 기사) 
“주31시간 일하겠다고 철도파업이라니” (서울경제 11월22일 사설)
“‘주 31시간 근무’ 철도노조 파업, 상식에 맞나”(서울신문 11월22일 사설) 
“주 31시간 일하겠다며 파업한 철도노조, 국민이 납득하겠나” (매일경제 11월22일 사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파업했다. 위 기사들 뿐 아니라 다수 매체는 ‘철도노조가 주 31시간 노동하려고 파업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철도노조는 “파업 첫날인 지난달 20일 김경욱 국토교통부 차관의 발언의 왜곡 발표를 일부 언론이 사실확인 없이 보도했다”고 지적하며 “노조는 주 31시간 노동을 요구한 적 없다”고 바로잡았다. 이어 “오는 10일까지 관련 기사 정정과 삭제”를 요청하며 “그렇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 등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토부 차관 왜곡 발언, 장관이 바로잡았지만 

철도노조와 코레일은 현행 3조2교대 근무체계에서 4조2교대로 전환하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다만 전환하려면 인원을 확충해야 하는데 그 인원을 노조는 4600명, 코레일은 1800명이라고 이견을 보였다. 

▲ 지난달 20일부터 파업한 철도노조 집회 현장. 사진=철도노조
▲ 지난달 20일부터 파업한 철도노조 집회 현장. 사진=철도노조

 

파업 첫날 김경욱 국토부 차관은 “현재 3조2교대 근무자들의 주간 근무시간이 39.3시간인데 노조 요구를 바탕으로 단순계산하면 31시간 정도이며 사측 요구를 수용한다 해도 35시간 정도로 거의 전체 노동자의 최저수준”라며 노조 요구가 무리하다고 말했다. 다수 매체에서 김 차관의 발언을 노조에 추가 확인 없이 인용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김 차관 발언을 시작으로 노조를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21일 기사에서 “평균 40시간도 근무하지 않는 직원들을 주 30시간 정도 일하게 하는 데 세금을 쓰자고 하면 과연 국민이 동의하겠느냐”는 국토부 관계자 발언을 전하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하거나 정규직 직고용을 요구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조선일보는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공공기관이 물러서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노동계에서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면 이번 정부 때 파업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라고 했다. 철도노조 파업을 빌미로 비정규직 정규화까지 공격하는 기사였다. 

철도노조는 ‘주 31시간 노동’이 자신들 요구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파업 이틀차인 지난달 21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주 39.3시간의 노동시간을 37시간으로 단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이 전날 자신의 발언에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장관이 차관 발언을 수정했다면 언론도 ‘주 31시간 요구’ 발언을 바로잡아야 했다. 

차관 발언 계속 인용, 반노동 보도로 이어져

다음날인 지난달 22일 ‘철도노조가 무리하게 주 31시간을 요구한다’며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노조 파업을 엮은 사설이 쏟아졌다. 서울경제는 이날 사설에서 “코레일의 총부채가 15조원을 웃돌고”, “세금 메우기나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정부와 코레일이 파업에 빌미를 줬다” 등을 주장했다. 국토부 장관이 수정한 사실조차 반영하지 않은 사설이다. 

▲ 철도파업 기간 중앙일보 사회면 기사·매일경제· 서울경제 사설
▲ 철도파업 기간 중앙일보 사회면 기사·매일경제· 서울경제 사설

 

매일경제도 이날 사설에서 비슷한 프레임으로 노조 파업을 비판하며 김 차관의 발언(“사측 요구를 수용해도 주당 35시간”)을 인용했다. 서울신문 역시 이날 사설에서 “주 52시간 맞추기도 어려워 중소기업들은 비명을 지르는 판에 주당 31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줄여달라는 요구가 과연 상식에 맞는지”라며 코레일 총부채와 적자 등을 언급했다.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다루거나 검증하지 않았다. 

철도노조 요구안, 주 36.2시간

김 차관 발언을 보면 노조가 4600여명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을 근거로 국토부 나름대로 주당 노동시간을 추정한 수치다. 철도노조가 추산한 수치를 보면 김현미 장관 발언이 사실에 가깝다. 

▲ 국토교통부 차관의 왜곡 발언을 그대로 전한 언론보도들.
▲ 국토교통부 차관의 왜곡 발언을 전한 언론보도들.

 

철도노조에 따르면 현행 3조2교대(1개월 탄력근로제)에서 표준 근무시간이 주 39.3시간이다. 노사합의로 시범운영 중인 4조2교대(3개월 탄력근로제)에서 표준 근무시간은 주 37.1시간이다. 이번 노조 요구안을 보면 4조2교대(3개월 탄력근로제)에서 표준 근무시간이 주 36.2시간이 된다. 

철도노조는 “4조2교대로 전환할 경우 소정노동시간은 주 36시간 정도이며 이는 통상근무자 소정노동시간과 큰 차이가 없다”며 “정부 관료가 가짜뉴스에 가까운 발언, 사실 확인 않는 일부 언론의 기사화가 사실관계나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업기간 왜곡기사로 큰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이라도 잘못된 기사를 정정보도·삭제해 진실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철도노조는 “오는 10일까지 (언론사에) 정정보도와 삭제를 요청한다”며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불가피하게 언론중재 등 법적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3일 미디어오늘에 “많은 매체가 ‘주 31시간’ 기사를 썼지만 악의적인 기사만 다시 검토하고 있다”며 대응할 기사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철우 2019-12-03 17:59:37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보수답게 행동하자~제발
좋은일자리 안전한철도 공공성강화 착한적자

바람 2019-12-03 16:40:39
신자유주의 천국인 칠레가 왜 시위로 인해 20명이 죽고 7천 명 체포됐을까. 모든 공공시설의 부채를 언론에서 과대하게 떠들어서 공공기관을 다 민영화했는데, 아이러니하게 세계 빈부 격차 1위 국가가 됐다. 한국 보수가 원하는 것은 공공기관을 민영화해서, 인원을 반으로 줄이고 공공요금을 일본처럼 올리고 빈부의 격차(재벌만 더 재벌이 되는 세상)를 세계 1위로 만드는 것인가. 기업만 이득이면, 국민을 노예로 써도 되는가(칠레는 지하철 요금이 우리와 같은데, 최저 시급은 1/3이다). 민영화한 공공기업의 부패는 어찌할 텐가. 도쿄전력처럼 원자로를 아끼려고 30시간을 낭비해서 원전 재난 7레벨의 불모지 땅을 만들 텐가. 수익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땅이 후쿠시마가 될 수도 있다. 한국 보수에 국민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