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者非必爲仕, 而仕者必爲學
학자비필위사, 이사자필위학.

학문하는 사람이 반드시 벼슬을 할 필요는 없지만 벼슬을 한 사람은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 

이 말은 시진핑이 ‘중앙당교 개교 80주년 경축대회 및 2013년 봄 학기 개학 식장에서 연설’할 때 <순자·대략大略>편에서 따왔다. 명말청초明末淸初 사상가인 황종희黃宗羲는 “배우면 지혜롭고 배우지 않으면 어리석게 된다. 배우면 다스려지고 안 배우면 어지러워진다”면서 “예부터 성현들이 큰 덕을 베풀어 대업을 이뤘지만 배우지 않고 이룬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공직을 맡거나 학문을 하거나 배움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 수 있다. 

시진핑은 18차 당 대회 연설에서 학습형, 봉사형, 혁신형 마르크스주의 집권당을 건설하는 중대한 임무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학습형을 제1순위에 놓은 것은 배움을 전제로 해야 헌신과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우리는 지도간부로서 당과 인민이 부여한 직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계발에 게을리 하지 않고 능력을 기르며 성실하게 직무에 임하고, 직무수행 수준과 질을 꾸준히 향상해 나가야 합니다. 지도간부의 학습여부와 능력여하는 개인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당과 국가위업의 발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일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인들이 주장한 ‘학문하는 사람이 반드시 벼슬을 할 필요는 없지만 벼슬을 한 사람은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學者非必爲仕, 而仕者必爲學)는 도리입니다.”

학습을 강화해야 업무의 과학성, 예견성, 능동성을 강화할 수 있으며, 업무지도와 정책결정에서 시대성을 반영하고, 법칙성을 파악하며, 풍부한 창조성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다. 시진핑은 그렇지 않으면 능력부족과 능력의 공황, 능력의 낙후문제를 극복할 수 없어 마치 ‘시각장애인이 눈먼 말을 타고 한밤중에 깊은 연못가에 있는(盲人騎瞎馬, 夜半臨深池) 격이라며 배우지 않으면 방향을 잃고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습은 끊임없이 배울 때만이 일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고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 2017년 10월18일 개막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017년 10월18일 개막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시진핑은 “우리의 간부들, 우리의 당, 우리의 국가와 민족이 발전하려면 학습하는 기풍을 대대적으로 조성하여 배우고, 배우고 또 배우며 실천하고, 실천하며 또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君子進則能益上之譽而損下之憂. 不能而居之, 誣也; 無益而厚受之, 竊也. 學者非必爲仕, 而仕者必如學.   
군자가 벼슬길에 나아가면 군주를 명예롭게 보좌하고 백성의 근심을 덜어주도록 해야 한다. 이를 하지 못하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을 속이는 행위다. 벼슬을 할 능력이 없는데도 녹봉을 받는 것은 도둑이나 마찬가지다. 학문하는 사람이 반드시 벼슬을 할 필요는 없지만 벼슬을 한 사람은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

‘學者非必爲仕, 而仕者必如學’은 <순자>의 유명한 글귀로 현재 원문의 ‘여학如學’은 ‘위학爲學’으로 변환해 쓰고 있다. 이 말은 벼슬길에 오른 공직자와 학습의 관계를 설명한다. 즉, 학문을 하는 독서인들은 반드시 공직자가 될 필요는 없으나 공직을 맡은 사람은 반드시 독서와 학습을 견지해야 한다. 순자는 이 말에서 세 부류의 사람을 언급했다. ‘군자’, ‘학자’ 그리고 공직을 맡은 ‘관리’이다. 학자는 쉽게 관리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학자나 관리가 군자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이다. 

순자는 군자가 벼슬길에 올라 관리가 되면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통해 군주의 명예를 드높여주고 백성들의 근심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만약 이를 하지 못하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높은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기만행위라고 여겼다. 하는 일없이 자리만 차지하여 국록을 축내는 것으로 도둑과 다름이 없다고 했다. 때문에 관리는 마땅히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제고시키고, 국가와 백성을 위해 실제적인 일을 하면 진정으로 배운 바에 부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순자의 배움을 강조한 이 말은 공직의 기본 과목으로 역대 관리들의 잠언箴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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