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일부 대리점이 노인들에게 야한 동영상을 보내 데이터 사용량을 늘린 뒤 고가요금제를 이용하게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유플러스는 해당 주장을 부인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야동 마케팅으로 어르신들 요금폭탄 맞게 한 이동통신사, 검찰 수사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LG유플러스 경북지점 가맹점주 교육시 야동마케팅으로 고객을 유인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하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LG유플러스 서울 직영대리점은 신규 가입 후 고가요금제를 유지하는 3개월간 노인가입자 1000여명에게 야한 동영상을 보내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후 가입자가 낮은 요금제로 바꾸려고 하면 고령가입자에게 현재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 요금제를 바꾸면 오히려 손해라고 안내해 고가요금제를 유지하도록 했다. 

▲ LG유플러스
▲ LG유플러스

하 의원은 경북지점에서 본사 지점장이 가맹점주 교육을 하면서 이런 ‘음란물 마케팅’을 권장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을 보면 본사 지점장은 “88요금제(한 달에 8만8000원짜리 요금제)를 우리가 어떻게 유지하느냐면 (중략) 아침만 되면 폰 사간 할아버지·할머니들한테 야동을 한 편씩 보내줘요. 내일도 보내주고 그래서 한달이고 세달 후에 와요. 다운하겠다고(요금제 낮추겠다고) 그러면 그 사람한테 ‘어, 동영상 사용량이 이렇게 많아가지고 지금 다운하면 한달 데이터 요금만 몇 만원 더 나오신다. 가급적 2만원 더 내고 쓰는 게 어떻겠냐’하면 ‘아 그렇네’하고 다 좋아하면서 가세요”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제보자에 따르면 본사에서 이런 야동마케팅을 실행한 지점을 우수사례로 뽑아 해당 점장에게 최소 수백만원 보너스까지 챙겨줬고 모두가 선망하는 본사 사무직 직원으로 승진할 기회까지 줬다”며 “또 대리점 대표들이 숙지해야 할 직원교육 자료엔 고객에게 성인물을 권장하는 내용과 사진이 적나라하게 나와있다”고 전했다. 

▲ LG유플러스 직원 교육자료 중 성인물 권장 내용. 자료=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제공
▲ LG유플러스 직원 교육자료 중 성인물 권장 내용. 자료=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제공

또 “본사는 각 지역 대리점 대표에게 강압적으로 고가요금제 방침을 요구하며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강제교육과 영업정지 협박도 가했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음란물을 유포해 수익을 올리는 건 음란물 유포죄 및 공정거래법위반 행위로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민들이 요금폭탄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공정위는 전국 LG유플러스 대리점 전수조사도 바로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투데이신문 지난달 29일자 보도를 보면 대리점주 A씨는 음란물영업이 퍼진 건 이미 1년이 넘었고 공식 성인콘텐츠를 활용한 건 지난 5월쯤이라 이전엔 불법AV 동영상을 고령가입자에게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5G 6대 서비스로 스타아이돌, 영화·공연, 여행·힐링, 게임, 웹툰, 성인 등을 제시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보도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LG유플러스 ‘하반기 진정성 서비스 점검리스트’ 목록에는 ‘5G 6대 서비스 중 1가지 이상 제안 설명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본사 차원에서 이번 영업방식을 권장했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콘텐츠 선정성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4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5G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VR(가상현실) 등 서비스를 전시하면서 거품목욕 장면을 이용했다. 빠른 속도와 현실감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선정적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게 이목을 끌기 쉬운 건 사실이다. 

LG유플러스 측은 녹취록 내용이 교육 상황에서 나온 부적절한 예시였을 뿐 실제 ‘음란물 마케팅’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우수사례로 뽑거나, 본사 사무직 직원으로 승진할 기회를 줬다는 등 내용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SK나 KT 역시 5G서비스 6대 서비스 콘텐츠가 우리랑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관계자는 “녹취에 나오는 얘기를 한 건 맞지만 그 분이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례를 만들어 설명했는데 그 사례가 실제 있는 사례는 아니고 자기가 만들어낸 사례”라며 “직영점에서 1000여명에게 ‘야동 마케팅’을 했다는데 그런 걸 한 직영점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앞으로 대리점 교육을 할 때 부적절한 사례를 쓰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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