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장에서 ‘총선전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발언했다는 첫 보도를 한 YTN을 향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사자 확인도 안한 오보, 찌라시”라고 비난해 논란이다.

YTN은 복수의 취재원에게 확인하고 정상적 취재를 통해 보도한 내용을 왜곡하면서 저급하고 상스런 비난을 했다며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 원내대표 발언 비판이 계속되자 돌연 YTN 보도의 진위와 취재과정을 문제삼았다. 강 의원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다. 강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한 공격은 오보를 전제로 한 공격”이라며 “4월 총선전 무조건 북미정상회담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선거당일에) 임박해서 하루 전날 모든 공중파 매체가 폭발성 있는 뉴스 쏟아냄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상적 판단을 못하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얘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YTN 보도를 두고 “(자유한국당) 의총 발언의 전언을 갖고 YTN이 악의적인 오보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이런 악습이 되풀이되선 안되겠다”며 “본인에게 전언을 확인하는 것은 기자의 ABC”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YTN이 당사자에 확인도 하지 않았다며 “기자 스스로가 정치 찌라시 수준으로 전락한 사안”이라고 비난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노컷브이 영상 갈무리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노컷브이 영상 갈무리

 

이를 두고 첫 보도를 하고 직접 취재한 우철희 YTN 기자는 2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저급하고 악의적이라고 반박했다.

우 기자는 “나 원내대표의 말을 들은 사람이 1대 1로 (한 명만) 있던 자리도 아니고 국회의원 수십명이 있던 의원총회 자리였으며 그 내용을 또렷하게 들은 복수의 사람들에게 확인했다”며 “악의적 주장을 하기 위해 사실확인을 안한 것을 빌미로 깎아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의 입장을 뉴스에 반영하지 못한 이유를 두고 우 기자는 “취재 확인을 한 뒤 시급을 요하는 상황에서 당사자(나경원 원내대표)가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었다”며 “여야 3당 원내대표의 비공개 회동중인 시점이어서 자칫 사실확인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통화를 시도했으나 나 원내대표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찌라시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우 기자는 “국민의 기본권(언론자유)을 보장하고, 의사결정을 담당해야할 국회의원으로서 언론을 저급한 언어로 깎아내린 것은 참담한 마음”이라고 반박했다.

YTN 보도국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YTN 보도국은 이날 강효상 의원의 비난을 두고 “복수의 한국당 의원들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해당 발언을 들었다는 증언이 있었고, 정상적인 취재를 통해 언론이 보도한 사실을 정치인이 그것도 언론 취재 경험이 있는 인사가 자신의 정치적인 이익과 목적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후배 기자들을 폄훼하는 행태는 매우 유감이고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YTN 보도국은 “저급하고 상스러운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으로 YTN 기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해 강 의원은 지금이라도 당장 사과하고 해당 발언을 철회하라”며 “YTN은 앞으로도 정확하고 공정한 사실 보도를 위해 매진할 것이며 어떤 정치적인 압박에도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YTN은 지난 27일 오후 4시46분경 내보낸 ‘[단독] 나경원 “美에 내년 총선 前 북미회담 말아달라 요청”’에서 “나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지난 20일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나라 총선이 있는 내년 4월 전후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어 “3차 미북회담마저 또다시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며 “(그런 이유로)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그러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방송된 YTN 보도. 사진=YTN 뉴스영상 갈무리
▲지난 27일 방송된 YTN 보도. 사진=YTN 뉴스영상 갈무리

 

한편, 국회 운영위 자리에서 다른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거들었다. 정점식 의원은 “특정 정파적 입장에서 그 정파에 유리하고 그런 목적으로 열리는 미북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반대한 것일 뿐”잉라며 “남북이든 미북이든 정상회담을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요청한 것은 아니다. 야당 원내대표 발언 곡해 할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이만희 의원도 “지금까지 이뤄졌던 북미정상회담 날짜를 봤을 때 의혹 합리적으로 제기할 수도 있다”며 “이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한 것은 과연 누구인가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도 ‘반민족적’, ‘국적이 어디냐’는 비난은 과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관리에게 이런 발언을 했다면 국민이 될 자격도 없다”며 “이 발언을 했다면 반국가적 발언이며, 이런 발언을 안했다면 거짓말한 것으로 어느 경우도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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