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서 ‘가짜뉴스’ 용어 사용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해온 가운데 JTBC는 팩트체크 코너에서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 오대영 JTBC 기자가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정보리터러시 국제 콘퍼런스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JTBC 뉴스룸은 팩트체크 코너 등에서 허위로 판별되면 ‘가짜뉴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계에선 ‘가짜뉴스’가 정치적 수사로 쓰이고 있고, 기준이 불분명하고, 취재 활동을 한 언론과 의도적인 조작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 등의 이유로 ‘허위정보’ ‘허위조작정보’ 등의 표현을 쓴다.

오대영 기자는 “우리는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쓴다. 방향성을 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가 공개한 JTBC의 ‘가짜뉴스’의 기준은 △허위조작 정보이고 △정치, 경제적인 목적성이 뚜렷하고 △불특정 다수에 의해 전파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정보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다.

▲ JTBC 뉴스룸 팩트체크 화면 캡쳐.
▲ JTBC 뉴스룸 팩트체크 화면 캡쳐.

JTBC는 언론보도에도 ‘목적성’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면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있다. 오대영 기자는 노회찬 전 의원 부인이 운전기사를 두고 있다는 조선일보 보도로 촉발된 허위정보와 ‘4·27 북폭설’을 제기한 주요 일간지 보도에서 근거 없는 출처를 사용한 점을 지적하며 ‘가짜뉴스’라고 했다.

오대영 기자는 “4·27 북폭설은 주요 일간지에서 보도했는데 출처로 인용된 일본 언론은 찾아보니 개인블로그였다. 그것도 낮 시사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주고 받은 말을 정리한 내용이라고 한다. 이를 인용해 보도한 언론의 목적성, 의도성이 보이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오대영 기자는 ‘팩트체크’의 신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회찬 전 의원 운전 기사 논란은 언론에 먼저 나왔고 이후 가짜뉴스로 유포되는데 조금 더 빨리 팩트체크를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것만이 원인은 아니겠지만 ‘가짜뉴스’가 자살 동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부터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JTBC의 팩트체크 과정.  크로스체크와 레드팀을 통해 검증한다. 사진=오대영 기자 발표자료.
▲ JTBC의 팩트체크 과정. 크로스체크와 레드팀을 통해 검증한다. 사진=오대영 기자 발표자료.

오대영 기자는 2018년 JTBC에서 팩트체크한 결과 허위정보 가운데 북한 관련 내용이 45%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과 관련한 여러 사안들이 추진되면서 음해하는 식의 허위조작정보가 많았는데 한국적 특성인 것 같다”고 했다.

JTBC는 팩트체크 과정에서 5명의 팀원이 하나의 이슈를 공동으로 검증하고 반대 의견을 내는 레드팀을 두고 있다. 오대영 기자는 “서로의 검증 결과를 공유하면서 ‘크로스체크’를 해 오류를 줄이고 한명은 의도적으로 반대 주장을 하면서 검증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정보리터러시 국제 콘퍼런스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관련 논의를 정리하고 교육 현장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시청자미디어재단,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방송공사(KBS),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공동주최하고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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