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제보 내용 기자에게 뿌려주는 서비스라니
돈 받고 제보 내용 기자에게 뿌려주는 서비스라니
기자-외주사 중개 시스템 운영 회사, 이번엔 시민 제보까지 ‘상품’으로 취급해 돈 받고 언론에 연결

언론사 기자에게 제보 내용을 뿌려 취재 성공률을 높여준다는 명목 하에 돈을 받은 사이트가 생겼다. 돈을 내면 제보 내용이 공익적이든 민원성 내용이든 상관치 않고 기사 발행 가능성을 높여주겠다는 것이다.

‘뉴스한방’이라는 사이트는 제보 내용을 등록하면 273개 언론사 9599명에게 ‘다이렉트’로 전달해주고, 언론사가 제보를 접수해 취재할 성공률이 20% 이상이라고 자랑했다. 사이트는 24시간 내 제보 내용 전달이 가능하고, 제보 결과까지 제공하겠다며 평균 일주일 걸린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언론사에 제보를 하면 이후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정을 알지 못해 기사 취재 및 발행 여부가 불확실한데 자신들이 확보해놓은 리스트를 통해서라면 기사 발행이 될 가능성이 크고, 제보 내용에 대한 결과까지 통보해주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제보 내용을 언론사 기자에게 연결시켜주는 중개 대행 시스템인 셈이다.

문제는 돈이다. 이들은 ‘최소한의 제보비’라며 이 같은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선 35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확보한 리스트는 동의를 받지 않은 273개 언론사의 9599명 기자의 이메일 주소로 보인다. 미디어오늘도 ‘대한민국 최대 뉴스 제보 시스템’의 언론사 리스트로 등록돼 있다. 이들은 공개돼 있는 언론사 기자 이메일 주소를 수집해 ‘리스트’라고 칭하고 단체 이메일을 발송하는 형식으로 제보 내용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35만원을 입금하면 제보 내용을 9599명 기자에게 이메일로 전달하고 “3주간 7일마다 고객님께 뉴스 제보 결과 전송”하겠다고도 밝혔다. 제보 내용을 뿌렸지만 기사 발행이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최소 기자 5명이 뉴스 제보 결과를 제공하지 않으면 뉴스 제보 증빙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뉴스 제보 작업이 시작된 후에는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사이트엔 시스템을 이용한 후기평도 올라와 있다.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한 사람은 “입주민들의 억울함과 고생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그때 변호사님 추천으로 서비스 소개 받아 이용했는데 기대도 안했던 뉴스 제보가 KBS 인터뷰 / 취재까지 이어지고 결국 KBS 뉴스에 보도돼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고 썼다. 관련 기사는 “새 아파트에 웬 버섯?...시공하자 갈등”이라는 제목의 KBS 보도라고 밝혔다. 제보 시스템을 통해 기사화까지 성공한 사례를 올리고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 돈을 받고 제보 내용을 언론에 뿌려주는 사이트. '최소한의 제보비'는 35만원이다.
▲ 돈을 받고 제보 내용을 언론에 뿌려주는 사이트. '최소한의 제보비'는 35만원이다.

사이트는 개별 견적 요청을 받기도 한다. 이들은 뉴스 취재 / 인터뷰 등 보장 받기 위해선 맞춤견적을 요청하라고 공지했다. ‘맞춤 견적 요청’을 클릭하면 방송 및 언론사 1개당 최소 15만원 이상 청구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제보 내용을 가지고 언론사와 직거래를 하는 시스템이다.

억울한 사연이나 공익적 목적의 제보 내용이 있을 수 있고, 이를 언론사에 전달하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기사화를 통해 사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돈을 매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서비스는 공익성과는 거리가 멀다. ‘제보’를 상품으로 보고 돈이 오고 가는 거래를 하고 그 결과물이 보도로 나오면 공익성도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는 외주 받아 기사 쓰고 돈 벌고 싶은 기자들을 모집해 클라이언트와 연결해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과 동일하다. 이들은 “저희는 다양한 방송 언론사에 있으면서 수십년 동안 수 많은 제보를 받아왔다. 하지만 시민들의 각종 제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뉴스 기사로 발행되는 수는 1% 미만이었다”며 “조그마한 시민의 소리도 저희의 도움을 받는다면, 뉴스 제보 취재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저희는 많은 이윤을 바라는 기업이 아니며, 최소한의 제보비만으로 시민의 소리를 언론에 전달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저널리즘의 추락… 기사 거래 사이트가 생겼다 ]

이봉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 팀장은 “이게 기자의 역할이나 저널리즘 역할이나 저널리즘 나오는 콘텐츠를 이제는 완전히 100% 상품으로 보는 사업”이라며 “공익성을 따지기 전에 이런 행태가 올바른지 봐야 한다. 언론이 공적인 역할을 하고 시민들이 신뢰를 주고 권력을 주는 건데, 이런 사업은 언론과 기자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시민들의 제보를 받아서 취재 성공률을 높이는 게 공익적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기존 시스템에서도 수많은 제보 중에 그 제보의 신빙성이나 출처의 합리성이 있는지 문제가 많은데 정체불명의 회사가 뿌린 제보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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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1-28 20:01:43
언론인이 출입처 기사만 썼으니, 일반 서민은 답답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이번에 나타난 법조 출입처 기자단 카르텔. 검사(고속승진, 전관예우)+법조 공무원(정보공개 거부)+기자(검찰발 기자만 써서 검사와 친해지기, 변호사 된 이후도 친분유지). 이런 시스템(피의사실 유포)은 판사와 배심원 그리고 국민까지 영향을 끼친다. 그대들이 언론인만이 기득권을 유지하니까 이런 변종사이트가 생겨난 것이다. 솔직히 출입처에서 불러주는 기사 쓰는 게 기자인가 아니면 대변인인가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