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 새로운 얼굴 이소정 앵커가 자신의 발탁 배경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라며 “대화하는 앵커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KBS는 근본적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며 첫 출발의 의미로 지상파 최초로 여성 기자인 이소정을 메인뉴스 앵커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주말뉴스 앵커 자리에도 30대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KBS는 27일 신관 5층에서 간담회를 열어 “앵커 선정 타파부터 KBS 뉴스 혁신을 시작하겠다”며 “시대정신과 변화 요구를 반영해 여성과 젊음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밝혔다.

이소정 앵커는 간담회에서 “저 스스로도 놀랍다. KBS가 과감한 선택을 하나, 이게 맞나 생각했는데 며칠 곱씹어 보니 저희가 절실했고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며 “앵커 하나 바뀐다고 뉴스가 바뀐지 않을 것이다. 다만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는 자체가 주는 메시지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이소정 앵커는 타사 종합편성채널의 여성 단독 앵커에 대해 “스타성 인물을 영입한 케이스”라며 자신은 17년차 기자 경험이 있고, 내부적으로 발탁한 인물임을 강조했다.

이소정 앵커는 KBS 신뢰도와 관련해 “KBS에 대해 유독 시청자의 쓴소리가 많은 것은 그만큼 기대하는 게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급변하는 상황일수록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심을 못 잡고 실망을 시켜드렸기 때문에 질타를 받았다고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경철 신임 통합뉴스룸 국장이 발표해 주목을 받았던 출입처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전면적 폐지는 힘들 것 같다. 기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보도자료를 속보로 수십 번 볼 수 있다. KBS에선 다른 시각의 기사를 써보자는 취지로 안다. 시청자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앵커는 공식 오디션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얻은 것은 물론, 사내 구성원으로부터도 다수의 추천과 호평을 받으면서 최종 발탁됐다. 지상파 최초 ‘여성’ 앵커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얼굴이 된 게 아니라는 얘기다.

KBS도 ‘여성’ 이소정이 아닌 ‘앵커’ 이소정을 부각시켰다. 김종명 KBS 보도본부장은 “사내 여러 구성원들에게 여러 의견을 들은 과정이 있었다. 예외 없이 이소정을 많이 꼽더라”라며 “여성이라기보다 KBS 지향과 변화의 방향성, 그런 부분이 이소정을 통해서 구현할 수 있겠구나하는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KBS는 27일 KBS 신관 5층에서 새로운 앵커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위재천 기자, 최동석 아나운서, 이소정 기자, 양승동 사장, 김도연 아나운서, 박지원 아나운서, 정연욱 기자.
▲ KBS는 27일 KBS 신관 5층에서 새로운 앵커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위재천 기자, 최동석 아나운서, 이소정 기자, 양승동 사장, 김도연 아나운서, 박지원 아나운서, 정연욱 기자.

김 보도본부장은 “디지털 시대, 네트워크로 시민과 연결되고, 능동적이고 관여하고 싶은 뉴스 수용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뉴스 관여를 이끌어주고 경청해주고 친절히 전달하고 호흡해 친화형 뉴스 스토리텔링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적절한 앵커로서 구성원들이 선택한 배경이 아니었나 싶다”고 설명했다.

뉴스9 앵커에서 물러난 엄경철 신임 통합뉴스룸 국장은 이소정 앵커를 발탁한 것은 “여성 앵커가 아니라 능력이 검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엄 국장은 “형식은 다 열려있다. 정답은 가지고 있지 않다. 위기감과 고민 속에서 어떤 길이 옳을지 집단적으로 노크를 하겠다”고 말했다. 출입처 폐지 등을 비롯한 뉴스 형식의 변화 등 새로운 저널리즘 혁신의 모델을 구성원과 논의해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KBS는 보도본부장 산하 ‘변화 관리팀’을 두고 사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국 조직부터 스토리텔링형 뉴스 문법 적용 등 여러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승동 사장은 간담회에서 “KBS가 근래 좀 크고 작은 실수들을 했고, 그것 때문에 시청자로부터 질책도 받고, 본의 아니게 뉴스화되고 그래서 안타까운 시간들이 있었는데 이번 주부터 이렇게 뉴스 앵커들이 바뀌면서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KBS에 입사한 이소정 앵커는 사회부와 경제부, 탐사제작부 등에서 취재했고,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소정 앵커와 함께 진행할 남성 앵커는 최동석 아나운서다. ‘주말 뉴스9’ 앵커는 정연욱 기자가 맡는다. 여성 앵커는 박지원 아나운서다. 아침 출근길 뉴스인 ‘뉴스광장’은 위재천 기자와 김도연 아나운서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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