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찌(Aung San Suu Kyi) 미얀마 국가고문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얀마 아이돌 그룹의 한국 K-POP 연수를 배려해달라고 요청해 배경이 주목된다. 정상간 회담에서 자국의 특정 연예인을 상대국에서 키워달라고 거의 ‘민원성’ 요청을 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6일 오후 한-미얀마 정상회담 관련 서면브리핑에서 “오늘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얀마의 비자 면제 조치로 올 상반기에만 미얀마를 방문한 한국인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0% 증가했다고 밝히고, 우리 국민 보호 협력도 강화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에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이 한국에서 열린 K-POP 커버 댄스 대회에서 수상한 뒤 미얀마에서 활동 중인 남성 아이돌 그룹 ‘project K’가 한국에서 제대로 K-POP 연수를 하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썼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project K’가 잘 성장하면 한국과 미얀마 간의 문화 협력 교류의 상징이 될 수 있다며, 외국인 아이돌 그룹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project K’를 두고 윤 수석은 “현재 미얀마에서 K-POP과 미얀마 전통 춤을 접목시켜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수찌 고문이 재능을 높이 평가해 미얀마 각종 중요 행사에 초청된다”고 소개했다. 정상회담에서 국가간 대규모 인프라사업이나 분야별 업종에 투자 여건을 마련해달라거나 기술이전 등을 요청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특정 연예인의 한국 연수를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건 이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부산에서 아웅산 수찌 미얀마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부산에서 아웅산 수찌 미얀마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사진=청와대

윤 수석은 “아웅산 수찌 고문이 지난 9월 문 대통령의 방문 때 이뤄졌던 스쿨버스 기증 사업의 순조로운 진행과, 한국 기업들이 지원 중인 라카인주 마나웅 섬 태양광 발전 시설 건설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며 “문 대통령도 양곤 달라 지역 신도시 개발 양해각서 체결 이후 후속 조치가 잘 추진되고 있는 점을 긍정 평가하고, 한국계 은행들이 미얀마에서 영업허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웅산 수찌 고문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는 문 대통령이 과거 미얀마의 대한민국 쌀 지원 언급을 두고 “저희가 무엇을 보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친구로서 한국군과 함께 썼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얀마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찌 고문은 “평화라는 개념은 저희가 물질적인 이익보다는 국민들이 향유할 정신적인 평화가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찌 고문은 “양국이 서로의 연계를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이렇게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하는데, 그 중에 특별히 교육을 통해서 양국 젊은 세대들이 함께 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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