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윤창현)가 21일 박정훈 현 SBS 사장이 차기 사장 후보 임명동의제 투표를 통과한 것에 “SBS 구성원들의 준엄한 경고를 똑똑히 보라”고 경고했다.

전날 박 사장은 SBS 구성원 84.7% 참여로 차기 사장 후보자 임명동의를 받았다. 차기 사장 임기 2년을 보장 받았다. 지난 2017년 SBS 노사 합의로 시행된 사장 임명동의제는 구성원 60% 이상 반대하면 지명 철회된다.

규정상 임명동의 찬반 비율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노조의 이번 공세에 비춰봤을 때 사장 임명 반대표가 적지 않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성명을 통해 “어제 마무리된 SBS 차기 사장에 대한 임명동의 절차는 윤석민 회장과 그 측근들이 벌이고 있는 SBS 재장악과 과거 회귀 시도에 대한 SBS 구성원들의 준엄한 경고”라며 “노사 합의에 따라 정확한 숫자는 밝힐 수 없으나 윤 회장과 박 사장은 이번 임명동의 절차에서 나타난 표심 의미를 누구 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SBS 차기 사장 후보로 지명된 박정훈 현 사장이 20일 오후 SBS 구성원 84.7%가 참여한 사장 임명동의 투표에서 임명동의를 받았다. 사진=SBS 제공.
▲ SBS 차기 사장 후보로 지명된 박정훈 현 사장이 20일 오후 SBS 구성원 84.7%가 참여한 사장 임명동의 투표에서 임명동의를 받았다. 사진=SBS 제공.

언론노조 SBS본부는 ‘표심 의미’에 “이는 대주주에 장악돼 이리저리 휘둘린 과거로의 회귀를 거부하고 조직 혁신을 통해 공적 가치를 실현하며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거듭나길 갈망하는 SBS 구성원 열망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라며 “현행 임명동의제 한계로 간신히 임기를 연장한 박정훈 사장 체제는 SBS 구성원 절대적 의사를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월 이래 진행해 온 윤 회장 발 SBS 조직 장악과 과거 회귀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절대 다수 의사에 반해 SBS를 퇴행과 쇠락의 길로 내몬다면 당신 리더십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첫 관문은 당장 내일부터 시작되는 보도와 시사교양, 편성 최고 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 절차다. 혁신과 신뢰를 담보할 인사 대신 측근들의 논공행상과 윤석민 체제 회귀에 나설 퇴행 인사를 내세운다면 현재 위태로운 리더십은 다음 임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SBS 지배주주 태영그룹의 윤석민 회장을 겨냥해 “SBS 사태 정상화를 위한 노조와 대화를 끝내 거부하고 내놓은 당신의 선택에 SBS 구성원들은 사실상 레드카드를 들었다”고 평가한 뒤 “시민사회가 내놓은 따가운 질책과 박 사장 임명동의 과정에서 드러난 SBS 구성원들의 분노를 거슬러 SBS 재장악의 길을 재촉한다면 대주주의 자격에 대한 심판은 더욱 엄중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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