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노동자 1200명 이름으로 채운 경향 1면
사망 노동자 1200명 이름으로 채운 경향 1면
중대 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이름 올린 기획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경향신문이 21일 1면에 노동자 1200명 이름을 올렸다. 전면에 노동자 이름을 작성하고 한가운데에 ‘오늘도 3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는 문구와 함께 안전모 그림을 그렸다.

▲ 21일자 경향신문 1면
▲ 21일자 경향신문 1면

1200명은 지난해 1월부터 올 9월까지 떨어짐, 끼임, 깔림·뒤집힘, 부딪힘, 물체에 맞음 등 주요 5대 원인으로 사망한 노동자들이다. ‘오늘도 3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는 문구 의미는 지난해부터 올 9월까지 하루 평균 3명이 사망했다는 의미다.

기사는 2면으로 이어진다.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노동자들 사망 원인 되짚어서 기억하다”, “퇴근하지 못한 어느 산재 노동자와 유족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다. 

뿐만 아니라 경향신문은 인터랙티브 사이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1692명의 사고를 기록했다. 아카이브 섹션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사고 유형과 개요, 재해 날짜, 재해자가 계약한 회사, 행정조치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연령대와 사고 형태별, 업종별 분류가 가능하다.

▲ 경향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
▲ 경향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

이 기사와 인터렉티브 사이트를 준비하기 위해 황경상·김지환·최민지 기자, 이아름 기획자, 김유진 디자이너 등 5명이 한 팀으로 움직였다. 지난 9월부터 준비했다. 1300건이 넘는 자료를 전부 들여다봤다.

황경상 경향신문 기자는 21일 미디어오늘에 “그동안 한국이 자살, 산재 1위 국가라며 숫자만 강조되고 남의 일처럼 여겨왔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자료 면면을 들여다보면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안전 장비 같은 건 노동자들이 일일이 챙길 수 없다. 고용 주체가 관리 감독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기자는 인터랙티브 형식으로 산재 사고를 아카이빙한 이유에 “미국은 총기 사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난다. 워싱턴포스트가 경찰 총기 사망 사고를 죽 나열한 인터랙티브 사이트를 만들었다. 우리도 매일 매일 단 건으로 보도하는 것보다 한번 모아 살펴보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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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1-21 15:35:32
기획은 잘했다. 그런데 산재도 못 받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한국은 산재제외신청서도 있다. 오히려 산재를 해주는 업체는 그나마 양심적이다. 위험한 일은 다 외주화해서 소리소문없이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오히려 산재를 피하려고, 일부러 외주화하는 업체가 더 많고, 산재제외신청서로 산재도 못 받는 사람도 있다. 기획기사를 할 거면 끝까지 파서 근본적인 원인을 집어야 하는 게 아닐까. 또 해결 방법은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표(국회의원)라는 걸 1면에 함께 싣는 방법은 진정 없었을까. 그래도 나름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