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으나 텐트 설치가 불허돼  40여분 만에 국회로 옮겨야 했다.

황교안 대표는 20일 오후 3시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더 이상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볼 수 없다.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하겠다.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강조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금준경 기자.
▲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금준경 기자.

황교안 대표는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안보 갈등으로 뒤바꾼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까지 가세한 더 큰 안보전쟁, 더 큰 경제전쟁의 불구덩이로 대한민국을 밀어넣었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는 공수처법을 가리켜 “정권의 경제 정책에 반대하는 자, 안보 정책에 반대하는 자, 대한민국을 구하는 사람들 탈탈 털어서 감옥에 넣겠다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 황교안 대표는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 문재인 시대, 혹은 문재인 시대보다 더 못한 시대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보수 통합 추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김세연 의원의 작심발언으로 촉발된 지도부 비토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저와 자유한국당이 부족했던 점 반성하고 통합과 쇄신의 길을 열 수 있도록 단식의 과정 과정마다 성찰하고 방법 찾아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호소하는 시민. 사진=금준경 기자.
▲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호소하는 시민. 사진=금준경 기자.

 

▲ 서울겨레하나의 피켓시위에 반발하며 앞을 가린 자유한국당 지지자들. 사진=금준경 기자.
▲ 서울겨레하나의 피켓시위에 반발하며 앞을 가린 자유한국당 지지자들. 사진=금준경 기자.

청와대 앞 단식 투쟁은 40여분 만에 끝났다.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천막 설치가 허용되지 않아 자유한국당은 국회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법을 어길 수 없어 시작은 여기서 하고 부득이하게 국회로 장소로 바꾸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현장을 지켜보던 한 지지자가 “우왕좌왕하고 있어. 조직력이 없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대표가 연설을 마친 후 자리에 앉자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한 시민들이 나타났다. 황교안 대표는 할 말이 있다며 다가오는 시민들을 옆 자리에 앉혔다. 전광훈 목사와 함께 농성한다고 밝힌 한 시민은 “시민들은 49일째 밤을 새워가고 있다. 보수대통합에 이보다 더 중요한 세력이 있는가. 오셔서 격려해달라”고 호소했다. 

황교안 대표가 도착하기 전 현장에서 한국당 입장을 비판하는 피켓시위가 시작되자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서울겨레하나측이 "지소미아 연장할 때까지 단식? 국민결정 무시 일본을 위한 단식인가"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자 지지자들이 피켓이 보이지 않도록 앞을 막았다. 한 지지자는 “단식을 해서 죽느냐 사느냐 하는데 왜 훼방을 하냐. 다른 데 가서 해. 이북으로 가서 하면 되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기자회견장과 공공운수노조가 주최한 태안화력발전사고 특별조사위 권고안 이행촉구 기자회견. 비슷한 시각 바로 옆에서 열렸다. 사진=금준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기자회견장과 공공운수노조가 주최한 태안화력발전사고 특별조사위 권고안 이행촉구 기자회견. 비슷한 시각 바로 옆에서 열렸다. 사진=금준경 기자.

한편 황교안 대표 기자회견 장소 앞에서 수십명의 취재진이 대기하던 시각 바로 옆에서 고 김용균씨 동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특별조사위 권고안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주목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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