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행적을 비판적으로 다룬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감독 김지영)을 방송한 시민방송RTV에 법정제재 처분을 내린 방송통신위원회의 판단이 정당했는지 대법원이 오는 21일 결정한다. RTV가 2심 판결에 불복해 2015년 8월 상고한 지 4년 만이다.

▲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포스터
▲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포스터

역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주관해 제작한 ‘백년전쟁’은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다. 2012년 11월 1부 ‘두 얼굴의 이승만’과 박정희 경제성장 신화의 허실을 파헤친 번외 편 ‘스페셜에디션 프레이저보고서’ 등을 공개했다. RTV는 해당 영상을 2013년 1월부터 3월까지 총 55차례 방송으로 내보냈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3년 8월 해당 방영분들을 심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방통심의위는 ‘백년전쟁’이 방송심의규정 공정성, 객관성, 명예훼손 조항 등을 위반했다며 이를 방송한 RTV에 대해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 및 경고’를 결정했다.

그러자 RTV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방통심의위의 제재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방송은 특정 자료만을 근거로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전직 대통령을 폄하했다”며 “해당 프로그램이 전체 관람가로 두 달에 걸쳐 55회나 방영돼 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방송들이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 없이 부정적 사례와 평가만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이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배제해 사실을 왜곡하고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방통심의위 제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RTV는 2심 판결에 불복해 2015년 8월 상고했고, 4년만인 오는 21일 대법원 판결이 결정된다.

김영준 RTV 팀장은 20일 미디어오늘에 “대법원이 파기 환송하면 방송의 독립성과 객관성, 표현의 자유 등을 확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패소의 경우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만일 패소한다면 판결에 대해서는 존중할 것이나 앞으로 방송사들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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