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
입천하지정위, 행천하지대도.

천하의 한 복판에 서서 천하의 대도를 행한다.

이 말은 시진핑이 ‘중·아프리카 관계의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시작하자-아랍 국가연맹 총본부에서 연설’할 때 <맹자·등문공滕文公 하>편에서 따왔다. 세계 양대 국가(G2)로 성장한 중국은 미국에게 신형 대국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서구 국가들은 중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한다. 이에 대해 중국은 호혜평등의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제안한다. 시진핑은 세계의 가장 정당한 위치에 서서 세계의 가장 공명정대한 길을 가야 한다고 주창한다. 중국의 거침없는 행보다. 국가의 품격은 사람의 품격과 같다. 중국은 자신들의 전통문화가 ‘군자의 도’를 추앙하는 국가라고 주장한다. 이 군자의 도가 중국 외교의 중요 원칙이라고 말한다. 

시진핑이 맹자의 이 말을 인용한 것은 중국의 중동정책에 대한 조처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국가가 처한 사정 그 자체의 시비곡직과 중동 인민의 근본적 이익의 출발을 견지해 공명정대하게 중동안정을 촉진시키고, 중동국가들과의 새로운 협력을 통해 우호증진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아랍 국가들과 ‘일대일로一帶一路(실크로드를 본 딴 육·해로 중국 주도의 세계 신 경제권)’를 함께 건설하면서 중동평화의 건설자, 중동발전의 추동자, 중동공업화의 조력자, 중동안정의 지지자, 중동민심과 한데 어울리는 협력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7월23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났다.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7월23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났다.

 

시진핑은 핵심사업인 ‘일대일로’ 구축과 관계없이 인류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고, 국가 간의 왕래에서 전통문화에 녹아있는 ‘군자’와 ‘대장부’적인 일반적 자세로 서로 발전하고 이익이 되는 협력동반자 네트워크 형성을 바란다는 것을 강조한다. 중국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화禍를 다른 국가에게 전가시키고 손해를 끼치는 게 아니란 것이다. 또 어떤 지역의 대리인을 찾거나 세력범위를 만들어 세력의 ‘진공상태’를 채우려는 책략은 더 더욱 아니라고 주장한다.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관계없이 중국은 국가 간에 상호이익이 되는 협력의 틀을 굳건하게 구축하고, 국제적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면서 각국의 이익을 확대해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을 추동하겠다는 의지이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景春曰: “公孫衍, 張儀豈不誠大丈夫哉! 一怒而諸侯懼, 安居而天下熄.”
孟子曰: “是焉得爲大丈夫乎?… 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 得志, 與民由之; 不得志, 獨行其道.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
경춘이 말했다. “공손연, 장의야말로 어찌 진정한 대장부가 아니겠습니까! 한 번 성내면 천하 제후들이 떨었고, 가만히 있으면 온 천하가 조용했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그런 사람을 어찌 대장부라 하는가?… 넓은 천하를 집삼아 살고, 천하의 한 복판에 서서 천하의 대도를 행하니, 뜻을 얻으면 백성들과 함께 도를 행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하는 것뿐이다. 부귀도 어지럽히지 못하고, 빈천에도 끄떡 안하고, 위세에도 굴복하지 않는 이런 사람을 대장부라고 말할 수 있다.” 

맹자는 전국시대 때 종횡가 경춘과의 대장부에 관한 대화에서 경춘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았다. 맹자는 경춘에게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대장부의 표준을 이렇게 제시했다. 주희는 <사서집주四書集註>에서 맹자의 ‘넓은 천하를 집삼아 살고, 천하의 한 복판에 서서 천하의 대도를 행한다(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를 풀이하면서 “광거廣居는 인이고, 정위正位는 예이며, 대도大道는 의이다”라고 정의했다. 

인과 예, 그리고 의는 유가의 중요한 도덕규범으로, 대장부의 이상적 인격을 말한다. 이 말은 “대장부는 마땅히 천하의 가장 넓은 주소지인 ‘인’에서 살며, 천하의 가장 정당한 자리인 ‘예’에 서서, 천하의 가장 광명정대한 길인 ‘의’를 향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맹자는 진정한 대장부는 마땅히 고상한 인품과 덕성을 지녀 바르게 행동하고 똑바로 서서 이상적인 목표를 위해 분투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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