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기사 발행을 원하는 외주사를 직접 중개해주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기자들이 돈 받고 기사를 거래하는 곳이다.

‘ALLBACKNEWS’라는 사이트를 접속하면 “우리 옆자리 동료기자도 한다. 나 빼고 다 한다. 나도 기사 외주해서 돈 좀 벌자”라는 문구 아래 외주 이용법을 고지했다. 외주 받아 기사 쓰고 돈 벌고 싶은 기자들을 모집해 클라이언트와 연결해준다.

이 사이트는 “실명이 등록되지 않는다. 클라이언트 당 언론사(기자)만 외주 진행”이라며 비밀을 보장한 일대일 중계 시스템을 강조했다.

기자는 소속 언론사와 닉네임을 등록하고 이메일과 휴대폰 번호로 외주사와 연락한다. 기자는 ‘외주 기사 발행 비용’도 함께 등록한다. 기자가 원하는 기사 발행 대가를 직접 입력한다.

이후 외주사는 등록한 기자들의 언론사와 포털 제휴 여부 등을 따져 기자가 동록한 이메일과 연락처로 접촉을 하고 발행할 기사를 논의한다. 이어 기자가 기사를 쓰면 외주사가 검토하고 통과되면 기자 소속 사이트에 기사를 노출해 ‘외주기사 발행 비용’을 받는다. “네이버, 다음 포털 송출이 불가능할 경우 매칭 확률이 낮아진다”고 고지한 것은 포털 노출시 홍보 효과를 노린 걸로 보인다.

이 사이트는 매월 정산금을 지급한다며 타인 명의로도 정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철저히 기자들 익명을 보장하겠다는 거다. 해당 사이트는 “외주 거절된 기사는 절대 같은 언론사 기자에게 매칭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등록한 기자들이 같은 소속 매체일 때 신원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철저한 신원 보장은 클라이언트와 기자 모두를 안심시키는 장치다. 기자 신원이 밝혀지면 해당 기자는 소속 매체로부터 문제가 될 수 있다. 개인사업자처럼 기사를 거래하고 그 기사가 해당 매체의 플랫폼을 통해 노출되면 매체 신뢰에도 치명타가 된다. 클라이언트도 기자 신원이 밝혀지고 거래한 기사가 확인되면 홍보성 기사를 거래한 주체로 드러난다.

공익 목적의 저널리즘 가치가 돈으로 거래되는 것 자체가 충격인데, 기자와 외주사를 1대1로 매칭시키는 발상까지 나왔다. 해당 사이트는 이런 식으로 기자들이 돈 받고 거래한 현황까지 밝혔다. 18일 기준으로 101개 매체 기자 733명이 등록돼 있고, 이 기자들이 기사 쓰고 번 소득은 2억3011만원이라고 밝혔다. 최소 한 매체에 7명의 기자가 기사 거래를 하고, 기자 1명당 30만원 가까운 돈을 받았다는 얘기다.

▲ ‘ALLBACKNEWS’ 사이트.
▲ ‘ALLBACKNEWS’ 사이트.

해당 사이트 운영사는 ‘마이플래닛’이다. 마이플래닛 주소와 일치하는 곳의 다른 사이트를 접속하면 스튜디오 촬영 장비를 팔고 있다. 홈페이지와 앱을 개발하는 일도 한다.

‘ALLBACKNEWS’ 송아무개 대표는 “원래 서비스를 만들기 전 지인(기자)들만 통해서 3년 정도 했는데 올해부터 공식 사이트를 열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클라이언트는 100개사가 넘고 기업 행사나 제품 등 홍보가 있다. 공공기관이 기사 발행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클라이언트가 원고를 주면 원고 그대로 기사를 올리거나 수정하는 형태로 기사를 올린다. 클라이언트를 인터뷰하고 직접 취재해 기사를 올리는 경우엔 단가가 올라간다”며 “기자들이 원고를 보고 곤란하다며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기사 송출이 됐다 내려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기자 책임이 아니라고 고지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101개사 733명이 등록된 것에 “한 매체에서 단체로 등록한 경우도 있다. 해당 매체 데스크도 서비스를 아는 걸로 안다”고 했다.

송 대표는 ‘해당 서비스가 저널리즘 가치를 훼손시킨다’는 지적에 “일단 실명 등록을 하지 않아 기자들에게 해가 될 리 없다. 원고 같은 경우도 해악이 많다고 하면 자율 의사에 따라 거부하면 된다. 기자 개인이 외주를 받아 수익을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아 사업을 시작했다. 경쟁사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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