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 인터넷·유료방송 설치수리 노동자들이 작업 중 사고로 생명을 잃었다.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이다.

지난 7월 부산에서 작업 도중 추락해 중태에 빠진 LG유플러스 서부산센터 소속 인터넷 설치 노동자 김태희씨가 지난 15일 사망했다. 그는 건물 밖에서 인터넷 선을 끌어와 내부로 연결하는 작업 도중 5~6m 높이에서 추락했다. 그는 뇌출혈 증세를 보였고 두차례 응급 수술을 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7일 남양주에서 KT 협력업체 노동자도 개통 작업 중 사다리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혼자 사다리에 올라 작업하다 3.5미터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사다리 작업은 규정상 최소 2인 이상이 하도록 돼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유료방송 및 인터넷 설치기사. 해당 사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 유료방송 및 인터넷 설치기사. 해당 사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노동자들은 위험의 외주화가 사고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는 통신업계 평균 재해율에 비해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재해율이 17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지부가 조합원 950여명을 대상으로 산재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19년 상반기에만 산재 12명, 공상처리 4명으로 나타났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는 “단순한 산업재해가 아니다. 인재다. 누군가 잘못해서 일어난 사고다. LG유플러스가 실질 사용자로서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고 직접 현장안전을 책임졌다면 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부는 △ 특수고용 임금체계 개선 △공동주택의 안전한 공간에 중계기 설치 △ 위험작업의 경우 2인 1조 원칙 수립 등을 요구해왔다.

전국공공운수노조는 2017년 이후 KT에서 파악된 작업 중 사고만 7건이 넘고 중상을 포함하면 13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0년간 KT가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하면서 개통 등 업무를 외주화했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위험의 외주화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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