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혹과 김성태 재판 보도 안 한 TV조선
나경원 의혹과 김성태 재판 보도 안 한 TV조선
[ 민언련 신문·방송 모니터보고서 ]

지난 11월8일 검찰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과 관련하여 첫 고발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9월16일 민생경제연구소 등의 시민단체가 나경원 원내대표를 고발한 지 54일 만이었습니다. 

같은 날,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자녀 KT 채용비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태 의원 딸이 “아버지에게 KT 공채 준비 사실을 알린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서유열 전 KT 사장은 지난 2011년 김성태 의원으로부터 딸의 이력서를 건네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나온 두 사안에 대해서 신문과 방송은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나경원‧김성태 의혹 보도 전혀 안 한 5대일간지와 TV조선

신문 지면(11월9일)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11월8일) 보도량을 살펴본 결과, 신문의 경우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은 서울경제와 한국경제에서만 각각 1건씩의 보도가 있었고, 김성태 의원 자녀 KT 채용 비리 재판은 한국일보에서만 1건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일보와 경제지를 제외한 5대 일간지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나 김성태 의원 자녀 의혹과 관련된 보도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 지난 11월9일 신문사별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와 김성태 의원 자녀 의혹 보도 여부.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11월9일 신문사별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와 김성태 의원 자녀 의혹 보도 여부. 표=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중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나 김성태 의원 자녀 의혹에 관해 모두 보도한 곳은 KBS, MBC, JTBC, YTN이었습니다. SBS는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에 관해서만 단신으로 보도했습니다. 채널A와 MBN은 김성태 의원 자녀의 채용 비리 재판에 관해서만 각각 1건씩 보도했습니다. TV조선은 나경원 원내대표나 김성태 의원 자녀 의혹에 관해 모두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 지난 11월8일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와 김성태 의원 자녀 의혹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0.5건은 단신).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11월8일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와 김성태 의원 자녀 의혹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0.5건은 단신).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직후부터 딸의 동양대 표창장이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무분별한 의혹제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때마다 언론들은 사회 고위층 자녀들의 입시나 채용의 ‘공정성 문제’라는 잣대를 내세우며 보도의 당위성을 주장해왔습니다. 언론들의 이런 주장에 따른다면 이번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나 김성태 의원 자녀의 KT 채용 비리 재판에 대해서도 당연히 보도가 있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5대 일간지와 TV조선은 이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의혹 단계에서부터 엄청난 보도량을 보였던 조국 전 장관 자녀에 대한 보도와는 태도가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죠. 

서울경제와 한국경제, 보도하긴 했지만 가치판단 없어

서울경제와 한국경제는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에 검찰이 첫 고발이 있은 지 54일 만에 고발인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전하긴 했지만, 기사에서는 그 어떤 가치판단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서울경제 <檢 ‘나경원 자녀 부정입학 의혹’ 고발인 조사>(11월9일 오지현 기자)에서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검찰의 뒤늦은 수사 개시를 비판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지난 9월 16일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나 원내대표를 고발한 후 54일 만이다”라고 전했는데요. 사안에 대한 기자의 판단은 없었지만, 안진건 민생경제연구소의 주장과 ‘시민단체가 나 원내대표를 고발한 후 54일 만’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검찰이 늦게 수사에 착수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짚어준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경제 <‘나경원 자녀 부정입학 의혹’ 검찰, 고발인 조사 등 수사>(11월9일 안대규 기자)에서는 검찰이 “8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시민단체가) 지난 9월 나 원내대표를 고발한 이후 54일 만이다”라는 사실만 전했을 뿐이었습니다.

김성태 의원 자녀 KT 채용 비리 재판 소식을 유일하게 전했던 한국일보는 <김성태 딸 “내 힘으로 취업” 법정 호소>(11월9일 박진만 기자)에서 그간 법정에서 나왔던 KT 고위직 임원들의 증언을 반박하는 김성태 의원 딸의 법정 증언을 전했습니다. 

KBS, MBC, YTN 검찰의 ‘늑장수사’ 지적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 고발 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TV조선, 채널A, MBN이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보도를 한 지상파 3사와 JTBC, YTN도 조국 전 장관과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의 의혹을 조사하는 검찰의 태도 차이를 적극적으로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SBS <나경원 자녀 부정입학 의혹, 54일 만에 첫 조사>(11월8일 단신)와 JTBC <나경원 자녀 ‘특혜 의혹’… 53일 만에 고발인 조사>(11월8일 신아람 기자)는 고발인조사를 시작했다는 사실만을 전했습니다. 

그나마 KBS, MBC, YTN은 ‘늑장조사’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KBS <고발 54일 만에 자녀 의혹 수사 착수>(11월8일 이화진 기자)에서는 “시민단체가 관련 의혹을 고발한 지 54일 만에 조사를 실시한 건데, 늑장 조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BC <고발 54일 만에… 나경원 자녀 ‘입시특혜’ 수사 시동>(11월8일 임명찬 기자)에서는 “고발장이 접수된 지 두 달이 지나서야 첫 고발인 조사가 시작돼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 목소리를 확실히 전하면서도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고, 속도가 늦은 게 아니다”라는 검찰의 반박도 함께 전했습니다. 

YTN은 <‘나경원 자녀 부정입학’ 첫 고발인 조사>(11월8일 단신)에서 “이 사건에 대한 첫 고발 54일 만에 고발인 조사를 시작했다”는 고발단체들의 지적을 전하는 한편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의 발언도 직접 들려줬습니다. 안진걸 소장은 “검찰은 지금 54일 동안 아무런 수사도 하지 않고 이제야 연락했는데, 어떤 사건에 있어서는 너무나 초과잉수사를 하고 광적인 조사를 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어떤 사건에 대해서는 아예 수사도 하지 않고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라며 검찰을 비판했는데요. 비록 앵커가 내레이션을 한 단신보도였지만,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비교적 길게 담아준 것은 바람직한 보도행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성태 의원 자녀 증언의 맹점 꼬집은 KBS와 JTBC

김성태 의원 자녀의 KT 채용 비리 재판 소식은 SBS와 TV조선이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외의 방송사들이 내놓은 보도들도 대부분 김성태 의원 자녀가 법정에서 아버지인 김성태 의원에게 KT 공채 준비사실을 알린 적이 없고 자신의 힘으로 KT에 취업했다고 증언했다는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YTN <김성태 딸 증인 출석… “아버지 개입 없었다”>(11월8일 이형원 기자)는 재판에서 김성태 의원 딸의 진술과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신계륜 전 의원의 증언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재판에서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김 의원은 이번 증인들 진술로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며 앞으로 법적 공방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KBS와 JTBC의 판단은 달랐는데요. KBS <김성태 딸 출석… “채용 얘기 안 했다”>(11월8일 양예빈 기자)에서는 김성태 의원 자녀의 법정 증언을 전한 뒤 곧바로 “하지만 김 씨는 채용 과정에서 지원 분야가 뒤늦게 바뀐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알았다’고 답했다”, “앞선 재판에서 채용 담당자들은 윗선의 지시를 받고서, 김 씨에게 채용과 관련한 안내를 따로 했는데, 김 씨가 당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보아 부정채용 지시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성태 의원 자녀의 증언에 맹점이 있음을 지적한 것입니다. 

JTBC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성태 의원 딸, 증인 출석… “아버지는 모르는 일”>(11월8일 김재현 기자)에서는 김성태 의원 자녀의 증언을 전하면서 김성태 의원 딸이 “경영관리직으로 지원을 했는데, 마케팅직으로 합격된 것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는데요. 김성태 의원 딸의 이와 같은 발언에 검찰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지원 분야를 적냐’고 추궁”했고, “애초부터 지원할 생각이 없다가 본인이 채용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들어 이력서를 성의 없이 작성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고 전하며 김 씨 발언의 허점을 지적했습니다. 

나경원‧김성태 의혹 보도 안 한 TV조선은 북한에 집중

TV조선은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와 김성태 의원 자녀 의혹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는데요. TV조선의 ‘독특한 기사선택’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11월9일 신문 1면 보도와 11월8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톱보도는 모두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KBS의 경우에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는 보도를 제외하고는 역시 반부패정책협의회 소식이 톱보도였지요. 신문과 방송을 통틀어 TV조선만 반부패정책협의회 관련 뉴스를 톱보도로 전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렇다면 11월8일 TV조선이 전한 보도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북한 관련 소식이었습니다. TV조선은 살인을 저지르고 남하했던 북한 주민 2명을 북송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식의 보도를 톱보도를 포함해 3건이나 내놨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우려 섞인 보도도 2건이나 내놨습니다. 북한 주민 2명의 북송에 대해서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북한 주민들이) 죽더라도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진술을 분명히 했습니다”라고 북송의 이유를 확실히 밝혔는데도 TV조선은 정부의 북송 결정의 석연찮음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TV조선 <따져보니-北 주민 강제 추방, 정부의 기준은?>(11월8일 강동원 기자)에서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들이 죽더라도 (북한에) 돌아가겠다고 했다’면서 ‘전례가 없는 흉악범죄라는 현실과 경로,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귀순의사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주민이 확실히 귀순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흉악범죄라는 점을 고려하여 북송을 결정했다고 정부가 밝혔음에도 신동욱 앵커는 “남북관계에 따라서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문제입니다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왜 이렇게 정부가 자꾸 쉬쉬하려고 하는 건지 이것도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라고 평가했는데요. 신동욱 앵커의 발언에 앞서 강동원 기자가 녹취 인용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발언에 따르면 “지금 상황에서는 남북 관계가 명확히 법률로 정리될 수 없고 남북 합의에 따라서 정리되는 부분”인데도 신동욱 앵커는 ‘기준이 오락가락한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 지난 11월8일 정부의 북한주민 북송결정의 석연찮음 강조한 TV조선
▲ 지난 11월8일 정부의 북한주민 북송결정의 석연찮음 강조한 TV조선

 

정부의 북송 결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도하는 TV조선의 보도 맥락에는 맞지 않는 발언이라 평가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TV조선은 현재 자사 홈페이지에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의 발언 부분만 삭제해놓은 상태입니다. 이날 북송 결정에 관한 뉴스 외에도 TV조선은 명확한 근거가 부족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이동식 발사 능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11월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YTN <뉴스나이트>, 2019년 11월9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경제, 한국경제(지면보도에 한함) 
※ 문의 : 박진솔 활동가 (02) 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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