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차기 사장 후보자로 현 박정훈 사장을 임명하자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반대 투표를 독려하며 사실상 박 사장 보이콧에 나섰다.

SBS 박정훈 사장 임명은 노조의 반대를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훈 SBS 사장 역시 “많은 직원이 이번 임명동의 투표를 통해 해묵은 노사 간 불협화음이 해소되는 전환점이 마련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SBS 본부는 “박정훈 사장 체제의 연장에 반대한다”며 이번 임명동의 투표를 “독립경영 약속을 폐기한 윤석민 회장에게 다시 SBS 경영을 통째로 넘겨줄 것인지를 SBS 구성원들에게 묻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 박정훈 SBS 사장. 사진=SBS 제공
▲ 박정훈 SBS 사장. 사진=SBS 제공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사장 체제에서 리더십을 구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임명동의 투표는 이 같은 구성원의 뜻을 보여주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SBS본부는 “윤 회장이 지배하던 SBS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참여와 창의 대신 비합리적 지시와 상명하복, 소통 대신 불통, 시청자와 SBS 공동체의 이익보다 지배주주의 취향과 그 측근들의 사익이 판치는 암울한 시기였음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며 “결국 지난 2008년 지주회사 전환 이후 10년 가까이 SBS는 윤석민 당시 부회장의 경영 아래 콘텐츠 수익 빼돌리기와 권언유착을 통한 방송 사유화로 깊게 멍들었다”고 비난했다.

특히 SBS본부는 “윤 회장은 지난 3월 태영건설 세습 체제 출범과 동시에 SBS 독립경영을 한 순간에 파괴했고 조직을 불온했던 과거로 거침없이 몰고 가고 있다”며 “윤 회장이 더 이상 독립경영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상황에서 박정훈 사장은 윤회장이 고른 과거회귀의 가속페달일 뿐”이라고 밝혔다. SBS본부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투표하자”고 독려했다.

SBS본부는 윤 회장이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을 어기고 SBS 자회사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박정훈 사장이 아닌 새로운 리더를 후보로 추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임명동의제 투표는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재적인원 60% 이상이 반대하면 사장으로 임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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