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장의 사진이 논란이다.

홍콩 경찰과 시위대 충돌은 대학 캠퍼스로 옮겨간 양상이다. 특히 홍콩 중문대학교에선 양측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문대에서 이틀째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고,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며 대치했다.

이런 가운데 기자들이 중문대학교에서 한데 모여 있는 사진이 나왔다. 한 홍콩 누리꾼은 페이스북에 기자들이 길 한가운데 모여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감동한다. 중문대학교 정문 밖에서 200명 국내외 기자들이 모여서 성공적으로 경찰들을 막았다”고 썼다. 기자들이 중문대로 진입하려는 경찰을 막아 나섰다는 내용이다.

사진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기자들의 양심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국내에도 관련 사진은 소개됐다. 트위터를 보면 “중문대학교 대치현장 경찰의 진입을 최대한 지연시키겠다며 200여 명 내외신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진 찍었다고”라며 사진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기자들이 홍콩 경찰의 진압을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에 지지를 보내면서 ‘감동스토리’의 소재가 된 것이다.

▲ 홍콩 cbc 페이스북 내용.
▲ 홍콩 cbc 페이스북 내용.

하지만 관련 사진은 단순한 단체 사진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현지에서 기자들은 경찰의 폭력에 노출돼 있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 기자들이 집단행동을 통해 홍콩 경찰의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아나섰다는 건 상식 밖이다.

중문대학교 방송 채널은 사진과 관련해 전혀 다르게 보도했다. 방송은 ‘중문대학교 총장과 경영진이 경찰과 캠퍼스 진입 문제로 교섭하는 동안 기자들이 학교 내 테니스장에서 답변(교섭 결과)을 기다린 지 1시간이 넘었다’라고 속보로 보도했다. 관련 사진은 홍콩 의원이 찍었다고 전했다. 결국 단순히 기자들이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현지에선 취재 기자들이 한데 모일 기회가 없었는데 중문대학교 경찰 진입 문제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것을 기록 차원에서 찍은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홍콩 현지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에 노출돼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기자들이 홍콩 경찰 진입을 막았다’는 사진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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