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전태일 열사의 뜻은 ‘함께 잘사는 나라’였다고 믿는다”며 “열사가 산화한 지 49년, 아직 우리가 일군 성장의 크기만큼 차별과 격차를 줄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양극화가 심해지고 노동정책이 후퇴한다는 비판을 반영한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평화시장, 열악한 다락방 작업실에서의 노동과 어린 여공들의 배를 채우던 붕어빵을 생각한다”며 “근로기준법과 노동자의 권리, 인간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던 아름다운 청년을 생간한다”고 했다. 이어 “그의 외침으로 국민들은 비로소 노동의 가치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봉제노동자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13일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몸에 불을 붙이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목숨을 끊었다. 전태일 열사는 노동자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현실을 개선하려 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오늘은 무수한 땀방울이 모인 결과물”이라며 “전장에 바친 목숨과 논밭을 일군 주름진 손, 공장의 잔업과 철야가 쌓여 우리는 이만큼 잘살게 됐다. 누구 한 사람 예외 없이 존경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서민의 현실은 열악하다. 여전히 한 해 평균 24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고, 고 김용균 노동자의 가족과 동료들이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겠다며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 전태일 영정사진을 끌어안고 있는 전태일 열사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 사진=전태일재단
▲ 전태일 영정사진을 끌어안고 있는 전태일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 사진=전태일재단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노동시간 단축을 말했지만 최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늘리자는 입장이며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지만 실행과정을 준비하지 못해 임기 절반도 안 지났는데 해당 공약을 포기했다. 그밖에도 각종 노동조합의 활동을 제약하는 방안들을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열사의 뜻은 ‘함께 잘사는 나라’였다고 믿는다”며 “아직 우리가 일군 성장의 크기만큼 차별과 격차를 줄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모두가 공정한 사회로 열사의 뜻을 계승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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