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18일 시행되는 사장 임명동의제 투표를 앞두고 SBS 노조가 대주주에 다시 한 번 대화를 하자고 호소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오정훈)은 13일 SBS의 대주주 태영건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BS 사장 후보를 내세울 권한이 있는 대주주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에게, 현재 경영진인 박정훈 사장이 아닌 다른 사장 후보를 내세우라고 요구했다. SBS의 임명 동의 대상자 중 사장은 15일 발표된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건물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이하 SBS 노조) 윤창현 위원장은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은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기본원칙과 독립 경영의 약속을 다 뭉개고 SBS 자회사 이사회를 모두 장악하고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윤석민 회장을 협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문을 스스로 닫아버린 대주주지만 마지막으로 대화를 하자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런 국면에서 행해지는 사장 임명 동의제는 향후 윤석민 회장이 SBS를 정상화할 의지가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시험대”라며 “박정훈 사장이 아닌 노사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를 사장 후보로 추천하라”고 밝혔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의 SBS 재장악 음모 규탄 및 SBS 사장 임명동의제 실시에 대한 언론노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민경 기자.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의 SBS 재장악 음모 규탄 및 SBS 사장 임명동의제 실시에 대한 언론노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민경 기자.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윤석민 회장은 취임 하자마자 SBS 자회사의 주요 인사들을 측근자로 채우면서 소유와 경영분리 원칙을 침해했고 그 결과 SBS의 노사관계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국세청에서 SBS의 하청업체 ‘후니드’에 특별세무조사가 들어갔다. 후니드는 SK그룹과 태영그룹의 지분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회사다. 이 회사가 SBS에서 식당, 차량 등의 업무를 하청받고 있다.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며 재벌이 언론사를 사유화하고 이익의 원천으로 삼으면서 제대로 된 제작과 보도를 망치고 개입해 온 역사가 아직도 지속도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윤석민 회장은 현재의 박정훈 SBS 사장을 또 다시 임명하려한다는데 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임명 동의제에서 만약 박정훈 사장을 지명한다면 SBS의 언론노동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전국언론노동조합도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오동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위원장은 “SBS의 대주주와 경영진들은 지금 상태를 고착화시키는 SBS로 만들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사장 선임은 SBS를 건강하게 하는 과정인데 현재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있고 갈등과 잘못을 바로 잡을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깜깜이 선거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SBS 노조는 대주주 및 박정훈 SBS 사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3차례 고발했다. 이후 SBS 노사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윤석민 회장에게 수차례 대화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SBS 노조는 ‘SBS 미래혁식을 위한 10대 제언’을 의결하고 사측에 공식요구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EBS는 ‘펭수’ JTBC는 ‘와썹맨’ SBS는)

15일 윤석민 회장이 박정훈 SBS 사장을 사장 후보로 추천할 시 노조의 비판 강도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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