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 회장 사임 매일경제의 ‘침묵’
장대환 회장 사임 매일경제의 ‘침묵’
[아침신문 솎아보기] 보수언론 ‘데이터 3법’ 드라이브, 시민사회 우려 외면하고 입장 바꾸기도

매일경제 ‘침묵’

검찰이 분식회계 혐의로 종합편성채널 매일경제방송(MBN) 법인과 임원들을 기소한 가운데 장대환 매일경제미디어그룹 회장이 MBN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MBN은 2011년 종편 승인 과정에서 자본금 3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을 동원해 주식을 매입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회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2일 주요 방송사에서 관련 소식을 다뤘다. MBN도 메인뉴스 종합뉴스에서 회장 사임소식과 함께 사원명의 주식 해소, 회계관리 시스템 개선 등을 밝히고 사과했다.

13일 아침신문도 이 소식에 주목했는데 매일경제는 침묵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 주요 종합일간지들이 모두 관련 소식을 다뤘다. 경제신문 가운데 서울경제, 한국경제, 디지털타임스, 머니투데이 등도 보도했다. 당사자인 매일경제는 관련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13일 매일경제 지면은 ‘회장’ 장대환 명의로 발행됐다.

이번 사건은 매일경제도 자유롭지 않다. 매일경제는 MBN의 최대주주인데다 의혹도 남아 있다. MBN이 2010년 무상증자와 유상증자 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매일경제신문이 매각한 주식을 ‘매경공제회’와 ‘매일경제신문사 사우회’가 인수했는데, 매일경제신문이 2013년 말까지 주식매각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차명거래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장 회장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했지만 장 회장 역시 불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장 회장이 수사 대상에서 벗어난 걸 언급하며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 불법에 개입됐다면 누구라도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 장대환 회장 사퇴 소식을 다룬 신문 보도.
▲ 장대환 회장 사퇴 소식을 다룬 신문 보도.

보수언론 ‘데이터 3법’ 드라이브, 빠진 목소리는?

여야가 데이터3법을 오는 19일 본회의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보수언론, 특히 경제지는 적극적으로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질질 끌던 개망신법 처리 합의... 익명 개인정보 활용 길 열린다”(한국경제) “여야, 발의 1년만에 뒤늦게 합의... 빅데이터 산업 활로 열린다”(매일경제) 등이다.

매일경제는 “가명정보의 활용이 쉬워지면서 스마트시티, 핀테크 등 데이터가 긴요한 신산업 분야에 도움이 되고, 신규 서비스를 창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국경제는 “가명처리를 통한 사업이 가능해지면 구글의 헬스케어 자회사 베릴리와 같은 성공 사례도 나올 것”이라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 말을 전했다. ‘청사진’만 제시한 것이다.

‘개망신법’으로 불리는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말한다. 쟁점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가명처리된 개인정보는 당사자 동의 없이 활용하게 했는데 개인정보가 드러나 프라이버시 침해될 우려가 있다. 둘째, 개인정보보호기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는데 사실상 제대로 된 감독 권한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 데이터3법 통과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경제신문 보도.
▲ 데이터3법 통과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경제신문 보도.

가명정보란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가공한 데이터를 말한다. 빅데이터 산업과 연구가 주목받지만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이 식별되지 않게 가공해 활용하는 개념이다. 시민사회는 가명정보 처리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관련 정보끼리 취합하는 과정에서 개인이 드러날 우려를 해소해야 하고 학술목적이 아닌 산업분야 연구에 활용하면 기업이 오남용할 가능성이 있어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지에서는 이 같은 우려를 찾기 힘들다.

개인정보 ‘규제완화’를 선호하는 보수언론의 개인정보보호기구 설치 요구는 모순돼 보이는데 그 배경에는 EU가 있다. EU가 마련한 새 개인정보 보호규범(GDPR) 체제 하에서 소속국 국민 개인정보를 활용하려면 해당 국가의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기구 설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국내 기업이 EU 국가에서 개인정보 관련 사업을 하려면 한국에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기구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경제지와 보수신문에선 ‘산업적 활용’에 방점을 찍은 가운데 일부 다른 신문에서는 우려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일보는 “데이터 3법 이대로는 GDPR 심사 어려워”기사를 냈다. 한국일보는 “GDPR은 감독 기관이 정부의 다른 부처로부터 완전한 독립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인재근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이 담은 개인정보 부처 설립안은 국무총리 지휘감독권을 받는 등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AI국가 실현에 필수’ vs ‘개인정보 침해 우려’”로 기사를 내고 “시민단체들은 사생활 침해, 데이터 관련 범죄 증가, 국가와 기업의 국민 감시 및 차별 심화 등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같은 법안 두고 말 바꾼 매일경제

‘개인정보 보호기구 설립’과 관련 매일경제는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13일 매일경제는 개인정보보호기구 통합조항과 관련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 업무가 부처별로 분산돼 동일 업종에 대해 두개의 규제기관이 중복처분을 하는 등 혼란이 잇따랐다”며 통합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지난해 매일경제 기사. 같은 기구를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 지난해 매일경제 기사. 같은 기구를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반면 지난해 11월 20일 매일경제는 같은 법을 두고 “개인정보위 옥상옥 감독기관으로... 데이터 규제완화 역주행” 기사를 내고 “막강한 규제 컨트롤타워” “거꾸로 가는 혁신성장” “데이터 규제 풀기는커녕 사실상 활용 더 어려워져”라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는 개인정보위를 자문기구 성격으로 만든 때부터 실질적인 견제 역할을 하려면 독립부처로 격상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업계와 보수언론은 개인정보 규제완화를 강조하며 보호 기능 강화를 우려해오다 GDPR이라는 변수를 고려하면서 스텝이 꼬이게 됐다. ‘개망신법’이라는 부정적인 어조의 표현 역시 보수신문들이 관련 법안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며 사용해온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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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1-13 12:50:27
이명박근혜 시대에 유출된 수천만 건의 개인정보는 지금 어디 갔을까? 그리고 유출한 회사는 어떤 책임을 졌나. 무조건 반대하다가 터지면, 기업을 벌할 법도 없지 않은가. 왜 포괄적으로 생각을 못 하나. 데이터 3 법안에도 엄격한 규제가 있고, 제한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시 기업에 대한 강한 법적 책임 조항도 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 무조건 반대만 한다면, 일본처럼 갈라파고스화 될 것이다. 일본은 규제가 많아서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꼽힌다. 그러나 이런 엄격한 규제는 민영화로 풀어서 자국 기업에만 이익을 준다. 이것이 현재 일본 기업이 내수만 집중하다가 세계경쟁력에서 밀려난 이유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