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날을 새롭게 하려면 나날을 새롭게 하고 또 날을 새롭게 하라.

이 말은 시진핑이 ‘중국과학원 제17차 원사대회, 중국공정원 제12차 원사대회에서 연설’할 때 <예기禮記·대학大學>편에서 인용했다. 이 글귀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이른바 ‘창신創新’ 문제를 언급할 때 폭넓게 따다 쓴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에 깊이 파고드는 까닭은 이 말이 동태적 시각에서 부단히 창신 문제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간결하면서도 의미가 깊은 옛말로,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하고 주동적으로 시대에 적응하면서 발전을 향상시키는 패기가 넘쳐난다. 중국인들은 이 말이 진취적 기상을 추동하는 중화민족 사상관념이 녹아든 정수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문자로 표현하고 영혼에 내포되어 기질을 빚어내며 운명을 결정한다. 중국은 역사의 주요 굽이마다 이런 창신 의식이 자주 나타나 진보를 추동하는 강대한 역량을 일궜다. 중국인들은 창신 정신이 중화민족의 선명한 천성이고, 중화문화 깊숙한 곳에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시진핑은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의 혁신정신은 중화민족의 가장 뚜렷한 기질”이라면서 “5000여 년의 문명 발전과정에서 고도의 문명을 창조했다”고 밝혔다. 시진핑은 “중국이 제지술, 화약, 나침반, 인쇄술 등을 발명해 세계 문명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혁신적 사고법을 양성하고 혁신 능력을 제고함으로써 선배들이 닦아놓은 기초를 계승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상의 원천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湯之 <盤銘> 曰: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탕 임금이 욕조에 새긴 명에 말하기를 “날을 새롭게 하려면 나날을 새롭게 하고 또 날을 새롭게 하라”고 했다.

이 글귀는 상나라 개국 군주인 성탕成湯이 욕조에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새긴 것으로 스스로 노력하여 게을리 하지 않고 창신을 그치지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글 중의 세 개 ‘신’자의 본래 의미는 몸에 묻은 더러운 때를 씻어 면모를 일신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선 본래의 뜻이 파생돼 정신상으로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도모하는 뜻으로 전의되었다. 때문에 구태를 일소하고 더욱 새롭게 하면 꾸준히 지속할 수 있다는 뜻을 품게 되었다. 동태적인 시각에서 부단한 혁신을 강조한다. 창신이란 단어는 이 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중국 전통문화가 비교적 ‘창신’을 많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인민들에게 일종의 혁신적 태도를 요구하고 시대에 적응해 사회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것이다. 창신은 구습에 얽매여 옛것을 지키며 역사 전진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는 당위론적 명제를 제시한다. 몸에 묻은 때를 씻다라는 단어는 정신상의 세례로 의미가 파생되면서 인품과 덕성의 수련을 뜻한다. 이는 중국 문화의 보편적 현상이다.

고대 중국 성인들은 천성을 함양하려면 먼저 자신의 몸을 닦고, 마음을 깨끗이 하려면 먼저 몸을 정갈하게 하라고 했다. 예를 들면 <장자·지북유知北遊>편에 “정신을 깨끗이 하고(조설이정신澡雪而精神)”라는 글귀가 있다. 또 유가의 행실을 기록한 <예기·유행儒行>편에도 “선비는 몸을 씻고 덕을 닦는다(유유조신이욕덕儒有操身而浴德)”고 했다. 당나라 때 경학가 공영달孔穎達은 ‘조신操身’은 몸을 깨끗이 씻어 정갈하게 해 혼탁하지 않도록 하고, ‘욕덕欲德’은 덕을 닦아 덕으로 스스로를 맑게 한다고 풀이했다.   

시진핑은 2013년 6월18일 ‘당의 군중노선 교육 실천활동 업무회의’에서 ‘당의 군중노선 교육 실천활동의 지도사상과 목표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자’ 제목의 연설을 했다. 시진핑은 18차 당 대회 이후 교육 실천활동과 관련해 “옌안(연안延安)정풍의 경험을 빌려 ‘거울에 비춰보고 의관을 바로하며 목욕을 하고 병을 치료한다(照鏡子, 正衣冠, 洗洗澡, 治治病)’는 총체적 요구를 제시했다. 총체적 요구는 자아정화, 자아개선, 자아혁신, 자아향상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중 ‘세세조洗洗澡’는 ‘씻는다(洗)’의 중국 전통문화의 깊은 함의가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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