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노동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연행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간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11일 항의서한을 전하려 청와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가 벌어졌다. 노조원 1명이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다.

민주일반연맹과 소속 톨게이트 해고 요금수납노동자들은 이날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아무개 민주일반연맹 사무처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수차례 서한과 공문을 보내도 답이 없는 상황에서 노조는 7일부터 대통령 직접 면담을 요청했다. 대화교섭 실무를 총괄하는 강 처장의 구속영장 청구는 정부 정책의 최대 피해자인 요금수납원의 절박한 외침에 대한 정부 답변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와 민주일반연맹이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과 대치가 벌어져 노조원 1명이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사진=김예리 기자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와 민주일반연맹이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과 대치가 벌어져 노조원 1명이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사진=김예리 기자

강 처장은 지난 8일 오후 민주일반연맹 노조원들과 서울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청와대 면담을 요구하며 인도를 행진하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검찰은 지난 10일 강 처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톨게이트 노동자 15명가량을 포함한 20여명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문 대통령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사랑채 입구 횡단보도에 접근했다. 경찰 70여명이 보도 앞에 사전에 배치돼 이들의 진입을 막았다. 경찰 측 카메라 10여대가 동원돼 현장을 채증했다.

노조원들이 “시민의 항의서한 전달을 막지 말라, 경찰도 함께 가면 되는 것 아니냐”며 항의하자 경찰은 “다수가 오면 곤란하다“며 대표단 선정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몇명 되지도 않는 사람들이고 모두 당사자”라며 진입을 시도했다. 20분가량 대치상태가 이어지던 중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1명이 가슴 통증을 요구하며 쓰러졌다. 해당 노조원은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관계자가 오후 1시30분께 나와 대표단에게 항의서한을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 받고 12시께 해산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로 한 서한에서 “대법원은 이미 1500명 직접고용과 관련해 (근로자)지위 결정을 내렸다. 무엇이 옳은는 법적으로 기준선이 그어졌고, 이제는 결단의 문제다. 그 외의 것은 설득화 협의 차원의 문제다. 국회와 정부, 청와대는 그 기능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문 대통령과 대화를 요청했다.

▲전국민주일반연맹과 톨게이트 해고 요금수납노동자들은 이날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아무개 민주일반연맹 처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전국민주일반연맹과 톨게이트 해고 요금수납노동자들은 이날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아무개 민주일반연맹 처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7일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청와대의 사태 해결을 위한 결단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세종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무실과 경기 고양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사무실,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11일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다수 신문이 영장청구 소식을 전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3시 강 처장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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