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동아자유언론실천투쟁위원회(동아투위)와의 화해를 추진하고 있다.
동아일보 김병관회장은 지난 6일 이종욱 현 동아투위위원장을 만나 공식적으로 ‘화해’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따라 동아투위 위원 30여명은 지난 17일 모임을 갖고 동아일보와 협상을 추진할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 동아투위 문제가 24년만에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이같이 동아투위와의 화해를 추진하고 나선데는 무엇보다 동아일보 김병관회장의 강한 의지가 뒷받침하고 있다. 김회장은 최근 사석에서 “20세기가 가기 전에 동아투위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이에따라 그동안 동아투위 출신들에 대한 지면 할애에 인색했던 것과는 달리 지난 19일자 ‘시론’란에 동아투위 사건 당시 기자협회장이었던 김병익 문학평론가의 글을 게재하는 등 동아투위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김병관회장이 지난해 30일 파킨스씨병으로 투병중인 송건호전 한겨레신문 사장을 문병한 것도 이같은 방침에 따른 것이다. 송건호선생은 75년 당시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내다 동아투위 사건과 관련 기자들이 해직되자 사표를 제출했었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동아투위와의 화해는 오랜 시간만큼이나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동아투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것도, 또 동아일보와의 합의를 이뤄내는 것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투위는 그동안 동아일보의 공식사과와 원직복귀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116명에 이르는 동아투위 위원 가운데 대부분은 25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정년퇴직의 나이를 넘겼다. 배상문제도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조선투위의 경우 95년 조선일보로부터 1인당 3,000만원씩의 배상금을 받고 투위를 해체했었다.

이같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언론계는 한국언론사의 최대 사건중 하나인 동아투위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돼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실상의 ‘가해자’인 동아일보측의 대승적 태도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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