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조의문을 보냈다.

최근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압박 등 남북관계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과 관련해 관계 개선의 신호가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다른 뜻은 없다고 해석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고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며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의 별세에 추모와 애도의 뜻을 보내고, 위로 메시지 전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조의문이 어제 오후 늦게 판문점을 통해 전달됐고, 어제 밤 늦은 시각에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 있는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고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도 위로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조영만 신부의 메시지 대독을 통해 고 강 테레사(강한옥 여사의 세례명) 별세 소식이 안타깝다며 그동안의 모범적 신앙과 선행에 감사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의 국민을 향한 위로와 영원한 평안의 서약으로서 사도적 축복을 내린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측으로부터 어떤 채널로 누구를 통해 전달됐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판문점에서 조의문을 전달받았다는 점만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조의문 전달 외에 금강산 철거 관련 언급 등 현안 언급도 있었는지를 두고 이 관계자는 “남북간 다른 얘기에 대해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조의문을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받아왔다고 밝혔다.

‘북측의 조의표시가 다소 늦어진 것 아니냐’, ‘남북간 전향적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느냐’ 등의 질의에 청와대 관계자는 “조의문 전달된 것은 어제 오후 전달받았고, 돌아가신 시각이 그제 늦은 저녁 시각이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생각해봤을 때 조의문이 늦은 시각에 왔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여러분에 말씀드린 것이 오늘일 뿐으로,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향적 해석이 가능한지를 두고 “다른 사안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조금 무리인 것 같다”며 “조의문 안에서도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위로와 애도의 뜻을 담아 대통령에도 메시지를 전했다는 맥락에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안 연결 무리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조의문이 북측에서 직접 전달됐다고 했고, 지난번 이희호 여사 조문 때처럼 김여정 부부장이 전달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 빈소에 천주교 신부들이 지난 30일 찾아 조문한 뒤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 빈소에 천주교 신부들이 지난 30일 찾아 조문한 뒤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와 함께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가 조문하러가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구명요청을 하자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책상도 넣어드렸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것은 홍문종 대표에 확인해봐야 하지 않느냐”며 “그 안에 책상넣어주는 등의 조치를 한 것는 우리 정부 들어서인 것은 팩트”라고 답했다.

한편, 칠레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취소 발표 후 순방 일정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칠레와 더불어 가려고 했던 일정들은 아직 다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칠레가 아펙을 치르기 어렵다고 전세계에 통보한 것을 우리도 뉴스를 통해 알았기 때문에 추후 어떻게 일정을 잡아갈지 아직 확정적으로 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고민정 대변인은 앞서 30일 밤 상황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 빈소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0일 찾아 조문한 뒤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 빈소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0일 찾아 조문한 뒤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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