宰相必起于州部, 猛將必發于卒伍.
재상필기어주부, 맹장필발어졸오.

재상은 반드시 주부에서 나오고, 날랜 장수는 반드시 졸병대열에서 뽑는다.

이 말은 시진핑이 ‘난카오(蘭考)현위원회 상위常委간부 전문 주제에 관한 민주생활회의 연설’ 때 <한비자韓非子·현학顯學>편의 글을 인용한 것이다. 시진핑은 기층 일선에서 간부를 선발하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시진핑 스스로 농촌에서 당 지부 서기를 거쳐 현, 시, 성, 중앙에서 근무했다. 시진핑은 “간부의 기층 근무경력이 풍부하면 인민대중의 관점을 더욱 잘 수용할 수 있고, 국가의 실정을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민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더욱 잘 알 수 있다”면서 “기층 실무에서 각 방면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쌓고, 업무 능력과 재능을 연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층에서의 근무는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기본조건이라는 게 시진핑의 생각이다. 

중국은 넓은 국토와 세계 제일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960만 제곱킬로미터의 국토에 56개 민족, 14억에 이르는 인구의 중국을 통치하는 국정운영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다. 시진핑은 국가 관리의 중요 요소 중의 하나인 인사와 관련해 반드시 기층에서 간부를 선발해 좋은 간부를 배양하는 기제를 끊임없이 잘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간부가 자연히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처절한 내전을 벌였던 혁명전쟁 연대와 해방 뒤 만신창이가 된 낡은 중국을 신 중국으로 창립하는 시기를 거치면서 우수한 간부들이 양성됐다. 이들이 노련하게 연마하면서 점차적으로 성숙하기 시작했다. 오늘날과 같은 평화시기의 광대한 당원 간부들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인민들의 실정과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등 실천하면서 단련하는 것을 중시한다. 이들은 기층을 개혁발전의 주전장으로 삼아 안정적인 제일선을 지키고, 군중의 최 일선에서 복무한다. 착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단련할 때 진짜 능력이 나온다. 시진핑은 당원 간부들이 기층에서 민중과 함께하는 경험을 축적해 결정적 순간에 떨쳐 일어날 수 있고, 위급한 중요시기에 목숨을 내걸고 희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 한비(韓非)는 《한비자》를 저술한 전국 시대 중국의 정치철학자, 사상가, 작가이다. 사진=위키백과
▲ 한비(韓非)는 《한비자》를 저술한 전국 시대 중국의 정치철학자, 사상가, 작가이다. 사진=위키백과

 

한비자의 이름은 비로 전국시대 말기 순자의 문하에서 배운 뒤 법가法家 학설을 집대성한 대표적 인물이다. 동문수학한 이사李斯의 참언으로 죽었다. 나중에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은 ‘한비의 제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한비자의 법가사상 정책을 펼쳤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故明主之吏, 宰相必起于州部, 猛將必發于卒伍. 夫有功者必賞, 則爵祿厚而愈勸; 遷官襲級, 則官職大而愈治. 夫爵祿大而官職治, 王之道也.
그러므로 명철한 임금의 관리는 재상은 반드시 주부에서 나오고, 날랜 장수는 반드시 졸병 대열에서 뽑힌다. 그리고 공 있는 사람은 반드시 상을 주어 곧 작위와 녹이 두터워져서 더욱 힘쓰게 된다. 벼슬자리를 급에 따라 올려 주면 곧 관직이 커져서 더욱 잘 다스리게 된다. 작위와 녹을 크게 하여 관직에 힘을 더 쓰게 하는 것이 왕자의 도다.

‘주부州部’는 고대 중국의 지방행정 조직으로 기층단위이다. ‘졸오卒伍’는 고대 군대의 기층편제로 병사 5명이 ‘1오’이고 100명이 ‘졸’이다. 재상은 반드시 지방 하층관원에서 발탁하고, 맹장은 사병대오 중에서 선발한다는 뜻이다. 법가인 한비자는 문신과 무장, 특히 고급관원과 장령은 반드시 기층의 실제 공작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층에서 나왔기 때문에 백성의 고통과 전장의 형세를 더욱 잘 이해한다. 따라서 충분히 정무처리를 잘하고 군대 통솔과 작전을 잘 짠다. 만약에 기층 단련이 부족하면 탁상공론으로 나라와 백성을 잘못된 길로 이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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