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한매일의 당당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십시오.” 대한매일이 지난 25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된 서울 지국장회의에서 나온 대한매일 간부의 판매전략 발언은 대한매일의 이같은 변신 선언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지국장회의 모두 발언에 나선 김영만 판매국장은 지국장들의 판매활동을 독려하며 대한매일이 현재 추진중인 판매전략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것은 ‘재벌 지원 이끌어내기’와 ‘재경 호남인 활용 방안.

김 국장은 자신이 경제부장을 역임해 재벌들을 잘 알고 있다며 재벌의 협찬을 받아 새로운 개념의 정보지 즉 계도지를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새로운 정보지란 대한매일 지국 관할하에 있는 각 학교들에 5대 재벌의 협찬을 받아 대한매일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계도지 구입선을 지자체에서 재벌로까지 확대하겠다는 셈이었다.

그는 “이미 삼성쪽에는 1000부 약속을 받아냈다. 광고비 형식으로 삼성쪽이 돈을 내기로 했으며 다른 재벌사들도 가능할 것”이라고 지국장들에게 회사의 판매신장 노력을 언급했다.

김 국장은 또한 “현 경영진이 재벌들이 소유하고 있는 대형건물에 신문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재벌사들을 상대로 대한매일 경영진의 로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었다. 김국장은 재벌협조 발언에 앞서 국민회의 당원과 호남향우회 사람들을 상대로 텔레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상세한 현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도봉지역 국민회의 당원을 상대로 텔레마케팅을 해보니 가짜가 많았다며 오히려 수도권 지역의 한 호남향우회를 상대로 한 마케팅이 더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전남북 지역 재경 향우회 명단을 구입해 다훑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대한매일이 최근에 고문으로 최봉인 씨를 영입한 것은 호남향우회를 대상으로 한 판매전략 때문이라는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현재 재경 광주·전남 향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씨가 보름만에 250부를 팔아왔으며 앞으로 개별 향우회를 돌아다니며 판매를 하면 몇천부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각 동사무소별로 설치된 청소년지도자협의회를 이용하면 좋겠다는 한 지국장의 건의가 있었다며 이를 이용하는 방안도 각 지국이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매일의 이같은 판매전략은 유가부수가 2만8,000여부나 감소한 데 따른 자구책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판매전략은 변신을 선언한 대한매일이 빗나간 선택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호남인을 상대로 판매전략을 집중한다는 것은 현정부의 프리미엄을 얻어 너무나 쉽게 판매를 확장하겠다는 발상인데다 신문사의 존재기반을 현정부에 더욱 의존시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재벌의 협찬을 받아 계도지를 확장하겠다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할 대상에게 스스로 몸을 낮추는 일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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