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검사범죄 2부’가 우여곡절 끝에 오늘(29일) 밤 11시5분 방송된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검사 출신 변호사 박아무개씨가 제기한 방송금지가처분 소송에 대해 29일 오후 “PD수첩은 박씨의 실명을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다른 신청을 모두 기각하면서 예정대로 방송이 나가게 됐다. 

앞서 2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PD수첩 ‘검사범죄 2부’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소송 심리가 열렸다. 소송을 제기한 박씨는 PD수첩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신뢰할 수 없는 제보자의 진술에 의존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허위사실을 방송할 예정이라며 방송이 나갈 경우 1일에 1억 원씩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D수첩 ‘검사범죄’ 2부 예고화면.
▲ PD수첩 ‘검사범죄’ 2부 예고화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2007년경 검사를 그만둔 후 변호사로 활동해온 자로서 공적 인물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방송취재 이외에 공적 기관에 의한 조사, 수사로 관련된 객관적 사실이 명확히 밝혀진 바 없으므로 현 단계에서는 실명 공개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뉴스타파 보도에서는 박씨의 실명이 공개됐지만 재판부는 “지상파 방송으로서 갖는 영향력과 파급력을 고려하면 실명 공개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 방송 중 박씨와 관련된 주된 내용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며 실명 공개를 금지하는 이상 박씨가 입게 될 불이익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방송금지 요구는 기각했다. 이번 소송으로 PD수첩 제작진은 예고방송을 내보내지 못하는 등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PD수첩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와 ‘부당거래’ 의혹을 파헤칠 예정이다. 박건식 MBC 시사교양1부장은 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늘 방송에서 현재 검찰의 실세들 실명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22일 방영된 ‘검사범죄 1부-스폰서 검사와 재벌 변호사’ 편은 5.3%(닐슨코리아)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씨는 1부에서 비리가 폭로된 검사 출신 변호사로 실명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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