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탐사보도센터(CIR, 이하 탐사보도센터)는 강력한 탐사보도를 내놓는 동시에 탐사보도의 영향을 추적하고 측정한다. 탐사보도센터의 영향측정 체계 및 소프트웨어 ‘Impact tracker’(임팩트 트래커)를 사용해 지식을 얻고 전략적 계획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며 시청자와 지지자들에게 업무 가치를 전달하도록 한다. 

25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KPF저널리즘컨퍼런스에서 탐사보도센터의 애니 샤벨(Annie Chabel) 최고운영책임자와 해나 영(Hannah Young) 독자 책임자가 공동 발표에 나섰다. 

애니 샤벨 최고운영책임자는 “CIR은 역사가 가장 오래된 탐사보도 센터로, 500여 개의 라디오‧방송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탐사보도센터를 소개했다. 이어 “우리 보도의 결과로 임팩트가 있으면 굉장히 뿌듯한데 이를 측정하고 싶어 전문가를 영입해 ‘임팩트 트래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애니 샤벨 미국 탐사보도 최고운영책임자가 '임팩트 트래커'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애니 샤벨 미국 탐사보도 최고운영책임자가 '임팩트 트래커'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우선 ‘임팩트 트래커’는 세 가지 종류로 보도의 영향을 분류한다. 미시적 변화, 중간수준의 변화, 거시적 변화가 그 세 가지다. 미시적 변화는 한 개인이 보도를 통해 지식 또는 신념, 행동의 변화를 갖게 된 것을 말한다. 중간 수준의 변화는 보도로 인해 공공 토론이 생기거나 지역 커뮤니티의 변화가 생긴 것을 말한다. 거시적 변화란 새로운 법률 제정 등 제도가 바뀐 것을 칭한다. 

애니 샤벨 책임자는 “기자들이 보도를 하면 독자들로부터 메일을 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트위터나 SNS 등의 반응을 본다. 임팩트트래커는 이런 피드백들을 입력하기 쉽게 하려고 개발됐다”며 “현재 이 임팩트 트래커를 오픈 소스로 올렸고, 16개 언론사가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도구에 피드백 등을 입력하면 그것이 어떤 범주의 변화인지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탐사보도센터는 이 도구의 사용방법을 교육하는 일도 한다. 

▲임팩트 트래커 툴의 작동 모습. 피드백을 입력하면 해당 반응이 어떤 범주의 반응인지 등이 아이콘을 통해 볼 수 있게 된다. 사진=정민경 기자.
▲임팩트 트래커 툴의 작동 모습. 피드백을 입력하면 해당 반응이 어떤 범주의 반응인지 등이 아이콘을 통해 볼 수 있게 된다. 사진=정민경 기자.

해나 영 독자 책임자는 이 툴을 설명하기 위해 탐사보도센터에서 노출했던 보도와 그 영향력 측정 사례를 발표했다. 

탐사보도센터가 2018년 2월 보도한 ‘배제’(Kept out) 기획은 탐사보도센터가 18개월 동안 미국의 3100만 개의 주택담보대출 신청 정부 기록을 분석해, 주택담보대출에서 미국 전역 61개 지역에서 유색 인종이 백인들보다 대출에서 거절당하기 쉬웠다는 결과를 내놓은 보도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유색인종은 소득과 대출 금액, 주변 환경을 고려해도 백인들보다 거절 가능성이 컸다. 이 보도는 통신사 AP와의 제휴를 통해 발행됐다. 

해나 영 독자 책임자는 “주택 담보 대출을 신청했는데 거절당한다는 것은 굉장히 끔찍한 기억이다. 거절 당한 사람은 자신이 예외인지 아닌지 궁금해한다”며 “해당 보도 이후 매우 많은 피드백이 왔는데 지금 소개하는 피드백 역시 ‘임팩트 트래커’에 저장된 것”이라고 몇 가지 피드백을 소개했다. 

▲미국 탐사보도센터의 '배제'(Kept Out) 기획.
▲미국 탐사보도센터의 '배제'(Kept Out) 기획.

해나 영 책임자는 “해당 프로젝트 덕분에 차별 받은 유색인종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이후 한 상원의원이 보도 내용을 추적하면서 공유했다. 정부 차원에서 조사가 착수됐다”고 보도의 영향을 설명했다. 

해나 영 책임자는 “특히 이러한 탐사보도는 오랫동안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향력을 제대로 기록해 추적할 필요가 있다”며 “조직에서 인사평가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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