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권역 일간지 전남일보가 25일자 신문 제호를 무지개색으로 제작했다. 26일 광주 금남로 차없는 거리에서 열리는 2회 광주퀴어문화축제를 맞아 독자들과 공감과 소통을 고민한 결과다.

무지개색 제호 외에도 전남일보는 25일 4면에 “‘밝히는 퀴어’ 무지개로 뒤덮이는 금남로’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게재했다. 2회 광주퀴어문화축제의 주제가 ‘밝히는 퀴어’이고, 이는 빛을 밝힌다는 의미와 ‘성소수자는 음란하다’는 세간의 편견을 ‘밝힌다’는 뜻에서 중의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10월25일 전남일보 제호와 제호 안내글.
▲10월25일 전남일보 제호와 제호 안내글.

전남일보는 22일에는 홍성장 사회부장의 칼럼 “‘다름’에 대한 인정과 공감이 필요하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칼럼에는 지난해 처음 열린 광주퀴어문화축제에서 “광주에서의 첫 퀴어축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의미’보다는 ‘찬반 갈등’이 더 논쟁의 중심이었다. 언론의 보도도 크게 다르지않았다”는 지적이 실렸다.

홍 부장은 이 칼럼에서 “퀴어축제 찬반이 논쟁거리가 아니라, 더 많은 다양성을 담아내는 축제로 만드는 데 대한 광주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25일 ‘무지개색 제호’도 제작됐다.

전남일보 측은 이번 제호 제작에 이재욱 전남일보 대표를 비롯해 데스크 등이 논의해 제작했다고 전했다. 전남일보는 지난 한글날에도 평소에는 한자로 게재하는 제호를 한글로 게재하기도 했다.

김기중 전남일보 편집국장은 25일 미디어오늘에 “오는 26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리는 성소수자들의 잔치인 ‘광주퀴어문화축제’를 맞아 인권도시 성소수자들의 인권도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제호를 제작했다”며 “특히 광주는 민주와 인권에 관한한 이미 세계적인 도시라는 점에서,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차원의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무지개색 제호 제작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김 편집국장은 “성소수자의 인권도 존중돼야 하며 퀴어(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인 단어)도 동일한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포용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제작에 나섰다”고 말했다.

▲ 25일자 전남일보 4면 머리기사.
▲ 25일자 전남일보 4면 머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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