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국가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거듭된 주장을 폈다. 이 총리는 청구권협정을 준수해왔고, 앞으로도 지키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24일 낮 아베 총리와 이낙연 총리의 회담 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와 아베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일본 총리관저에서 약 21분간 총리회담을 했다.

조 차관은 한일 관계에 관해 양 총리가 ‘한일 양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서 한일 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북한 문제를 두고 조 차관은 양 총리가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이 총리가 한일관계의 경색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양국 외교당국간 대화를 포함한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촉진시켜 나가자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과거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외교당국간 소통을 계속하자고는 했다.

조 차관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국가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당국간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총리는 “일본이 그런 것처럼, 한국도 1965년 한일기본관계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면서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난관을 극복해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우리가 한일간의 청구권협정을 어긴 적이 없는데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우리가 어긴 것처럼 현직 국무총리 앞에서 억지 주장을 편 것에 비하면 다소 온건한 대응을 한 것으로 읽힌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총리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총리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총리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총리실

조 차관은 두 총리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양국간 청소년 교류를 포함한 민간교류가 중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낙연 총리는 레이와 시대의 개막을 축하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을 희망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으며, 아베 총리는 감사를 표했다고 조 차관은 전했다. 조 차관에 따르면 이 총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를 거듭 축하하고 태풍 피해를 당한 일본 국민들께 위로의 뜻을 전했으며 아베 총리는 감사를 표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이 일본 국민의 태풍 피해 위로전을 보내준 것도 사의를 표했다.

일본 수출규제 문제 언급 여부는 발표문에 없다. 조 차관의 회담 결과 발표 내용과 총리실 보도자료에도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규제를 철회한다거나 사과 또는 이를 논의했는지 여부에 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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