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내홍을 겪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달 5일 강희철 기자가 쓴 당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비판 보도를 출고한 지 4분 만에 삭제했다. 한겨레 기자 50여명은 대자보를 내고 ‘조국 보도 참사’에 국장단이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3일 디지털영상뉴스 ‘한겨레 라이브’를 진행하는 영상부문 방송직군 구성원 10명은 “‘한겨레 라이브’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썼다. 이에 김보협 영상부문장은 지난 7일 내부 논쟁에 사의를 표명했다.

▲ 한겨레 기자들은 지난달 6일 오전 편집회의방과 국장실 등에 대자보를 붙였다.
▲ 한겨레 기자들은 지난달 6일 오전 편집회의방과 국장실 등에 대자보를 붙였다.

조국 보도로 촉발된 한겨레 내홍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강희철 기자를 페이스북에 공개 비판한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가 강 기자에게 고소당했다. 이후 한겨레는 지난 11일자 1면에 “‘윤석열도 별장에서 접대’ 검찰, ‘윤중천 진술’ 덮었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그러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한겨레를 고소했고, 1면에 사과하면 고소를 재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지난 11일자 한겨레 1면.
▲ 지난 11일자 한겨레 1면.

두 달 새 한겨레에 많은 일이 있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한겨레지부·지부장 길윤형)는 지난 16일 발행한 노보에서 “대표이사 ‘살신성인’ 자세로 위기극복 나서라”는 제목으로 사태를 총망라하는 내용을 담았다.

노보에 따르면 양상우 한겨레 대표이사는 ‘한겨레 라이브’ 도전을 강조하더니 석달만에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노보는 “회사는 지난 10월4일 사령을 통해 만들어진 ‘영상부문 조직진단 및 콘텐츠개편 TFT’를 통해 이번 사태의 진상조사에 나설 계획이지만, 구성원들의 우려는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썼다.

한겨레는 지난 4일 김종구 편집인을 팀장으로 9명 규모의 ‘영상부문 조직진단 및 콘텐츠개편 티에프’를 꾸렸다. TF는 영상부문 활동 조기 정상화, 한겨레 라이브 분석평가 및 개선책 도출, 조직 운영 진단 및 개선책을 마련해갈 예정이다.

노보는 ‘한겨레 라이브’는 정상화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1주 2회로 방송 횟수를 기존의 주 4회에서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성한용 편집국 정치팀 선임기자가 임시 진행을 맡고 있다.

노보는 “이런 가운데 독자서비스국은 10월7일 ‘최근 신문 독자 중지 현황과 관련해 독자서비스국에서 드리는 부탁의 말씀’이란 제목의 전체 메일을 공개했다. 독자서비스국은 이후 회사 게시판에 ‘독자의 소리’란을 만들어 독자들 항의 내용을 게재하고 있다. 편집국도 심기일전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보는 각 국실이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지만, 양상우 대표이사는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보는 “대표는 크고 작은 사내 현안에 하나하나 개입해 판단하는 ‘만기친람형’ 리더십으로 잘 알려졌지만,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위기극복을 위해 전 사원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가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이며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는 내년 1~2월 사이 새 사장 선거를 치른다.

▲ 지난 11일자 한겨레 3면.
▲ 지난 11일자 한겨레 3면.

한편 한겨레지부는 ‘알립니다’라는 코너에서 “조합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밝혔다.

노보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1일자 1면 기사로 시작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 관련 연속보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노보는 “현재 의견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니 이번 상황이 일단락되는 대로 사실관계를 공유하고, 관련 조합원들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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