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삼석 상임위원이 자신의 사의 표명을 곡해하지 말아 달라며 언론에 당부했다. 앞서 고 위원은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역량 있는 분이 새로 오셔서 새해 계획을 세우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자리를 비워 주는 것이 마지막 소임”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고삼석 방통위원은 이날 “상임위원으로서 마지막 전체회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제 거취에)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제 사의가 곡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소모적 논쟁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이유 막론하고, 임기 마치지 못한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면서도 “5년 5개월 공직 마치고 나가는 과정에서 논란을 원치 않는다. 내년도 방통위가 새롭게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데, 연초에 논란에 휩싸이는 걸 원치 않았다”고 전했다.

고삼석 위원은 “정무직으로 5년 5개월 근무가 쉽지 않은데 과분한 자리였다. 정무직은 나갈 때를 판단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정권 초기에 제가 했던 역할, 인사권자가 기대했던 역할을 어느 정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정치환경의 변화가 있다면 역할을 하는 사람도 바뀌어야 한다. 정무직으로서 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삼석 방통위원.
▲고삼석 방통위원.

이에 국민의당 추천으로 임명된 표철수 방통위원은 “정부 임명 상임위원으로 그동안 차관회의에 참석하며 역할을 많이 해주셨는데 이효성 전임 방통위원장에 이어 두 분이 이런저런 이유로 임기 도중 교체가 되는 것을 보니 심경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임명된 김석진 부위원장은 “방통위원 임기는 3년이 보장되어 있다. 방통위 설치법에는 본인 의사에 반해 면직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한 뒤 “(방통위원) 5명 중 2명이 임기 도중 교체되는 일은 방통위 설립 이후 처음이다. 방통위 설치법의 입법 정신을 훼손하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석진 부위원장은 “가짜뉴스를 잡기 위해 인력을 보강한다는 차원이라면 정말 개탄스럽다”며 “표현의 자유를 우리가 누구보다 앞장서 지켜야 하는데 그 부분에 충돌이 빚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앞으로도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대원칙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우려 없이 합리적으로 방통위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삼석 방통위원 후임 인사로는 현재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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