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대전MBC지부(위원장 김훈)는 대전MBC(대표이사 신원식)가 시청자 게시판에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개인 또는 단체에 엄한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글을 쓰자 이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다.

대전MBC지부는 지난 15일 “시청자를 겁박하는 사측에 경고한다”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내고 “회사는 지금 당장 시청자를 겁박하는 게시 글을 수정하고 사과문을 게시하라”고 밝혔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전MBC지부(위원장 김훈)는 지난 15일  “시청자를 겁박하는 사측에 경고한다”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냈다. 사진=대전MBC 시청자게시판 화면 갈무리.
▲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전MBC지부(위원장 김훈)는 지난 15일 “시청자를 겁박하는 사측에 경고한다”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냈다. 사진=대전MBC 시청자게시판 화면 갈무리.

대전 MBC에는 총 5명의 아나운서가 있다. 남성 아나운서 2명은 정규직, 여성 아나운서 3명은 프리랜서다. 김지원·유지은 대전MBC 아나운서는 남성 아나운서와 비슷하게 5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하루 평균 8시간을 일했다. 하지만 동일한 임금과 처우는 받지 못했다. 이들은 각각 3년차, 6년차 아나운서다. 

김씨와 유씨는 지난 6월18일 대전MBC를 상대로 고용 형태 등 아나운서 성차별 문제를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후 대전MBC는 개편을 이유로 이들을 각각 한 개 프로그램만 남겨두고 진행하던 대다수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 사실상 ‘해고 절차’를 밟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김지원 아나운서는 현재 퇴사한 상태다.

많은 언론이 이 소식을 보도하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대전MBC 사측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오랫동안 일해온 아나운서들을 헌신짝처럼 버리려 하다니” “여자 아나운서 차별이 쇄신과 개편인가? 명확한 답변을 요구한다” “대전MBC 제발 정신 좀 차려라” “비정규직 관련 보도할 때마다 부끄럽지도 않나?” 등의 게시글을 남겼다.

이에 대전MBC 측은 지난 4일 “프리랜서 아나운서 보도에 대한 대전MBC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썼다. 대전MBC 측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당사 프리랜서 여성 아나운서의 일방적인 주장을 인용해 정규직 남성 아나운서와의 차별 의혹 보도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도가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고, 대전MBC 입장도 다루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대전MBC 측은 지난 4일 “프리랜서 아나운서 보도에 대한 대전MBC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썼다. 사진=대전MBC 시청자게시판 화면 갈무리.
▲ 대전MBC 측은 지난 4일 “프리랜서 아나운서 보도에 대한 대전MBC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썼다. 사진=대전MBC 시청자게시판 화면 갈무리.

이어 대전MBC 측은 “대전MBC는 허위 사실 주장에 근거한 이미지 훼손 행위로 인해 회사나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 행위를 한 개인 또는 단체에게 엄한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썼다.

그러자 대전MBC지부는 “최근 불거진 프리랜서 아나운서 문제로 각종 언론과 시청자들, 시민사회단체의 따가운 질책과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지난 시기 뜨거운 가슴으로 연대해준 시민들, 시민다체의 애정 어린 충고에 귀 기울이며 문제 해결에 노조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MBC지부는 “악플도 관심이고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그런데 회사는 무엇이 무서워서 대전MBC를 사랑하는 모든 시청자가 보는 시청자 게시판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가”라고 비판하며 “글을 수정하고 사과문을 게시하라. 시청자의 의견을 무시하지 말고 무겁게 받아들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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