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積跬步, 無以至千里., 不積小流, 无以成江海.
불적규보, 무이지천리., 불적소류, 무이성강해.

반 발자국이 쌓이지 않으면 천리 길을 갈 수 없고,. 작은 흐름이 쌓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가 이루어질 수 없다.

시진핑은 ‘지도간부들이 독서를 사랑하고 좋은 책을 읽으며 독서를 잘하자-중앙당교 2009년 봄 학기 제2기 연수반 및 전문 세미나반 개학식’에서 연설할 때 <순자荀子·권학勸學>편에 나오는 이 글을 따왔다. 순자는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백가쟁명百家爭鳴을 벌였던 전국시대의 사상가로 이름은 황이다. 진나라의 천하통일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순자는 공자를 잇는 사상가로 알려졌지만 많은 점에서 공자를 수정하고 맹자에 반대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순자를 유가儒家라기 보다는 법가法家의 대표적 사상가이자 유물론자로 평가한다. 

‘새기다 중도에 그만두지 않는다, 즉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한다(계이불사鍥而不舍).’, ‘꾸준히 지속한다(지지이항持之以恒).’ 

이 말은 독서를 하는 데 마땅히 지녀야할 태도이며, 또한 사람을 대하거나 일을 처리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품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독서는 오랜 동안 끈질긴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마음이 침착하지 못해 성급하거나 수박 겉핥기식으로 해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독서는 처음엔 쉬운 곳에서부터 시작해 어려운 곳으로 한걸음, 한걸음씩 심화시켜야 한다. 자신이 마음먹은 순서대로 점차적으로 나아가다 보면 낙수 물이 댓돌을 뚫는 것처럼 된다. 

▲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5월 2일 오전 베이징대학(北京大學)을 시찰하면서 베이징대의 최근 5년 성과전을 관람했다. 사진=인민일보
▲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5월 2일 오전 베이징대학(北京大學)을 시찰하면서 베이징대의 최근 5년 성과전을 관람했다. 사진=인민일보

시진핑은 이 연설에서 “어떤 사람이 매일 한 시간씩 책을 읽더니 3년 뒤에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는 이로 미뤄볼 때 지도간부들이 반드시 나태하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독서에 관해 이렇게 충고했다. 첫째, 힘 모으는 것을 활용해야 한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짜내어 학습을 해야 한다. 특히 자투리 시간의 독서를 잘 이용해야 한다. 둘째, 탐구심을 고취해야 한다. 책 백 권을 읽으면 그 뜻을 스스로 알게 되고, 공부가 일정 정도에 이르면 신의 경지에 이른다. 셋째, 강인한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학습이나 일에 관계없이 가장 고귀한 것으로 평생 동안 견지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어디에 처했든 부지런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자연스레 천리의 먼 길을 갈 수 있고, 큰 강과 바다가 될 수 있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積土成山, 風雨興焉; 積水成淵, 蛟龍生焉; 積善成德, 而神明自得, 聖心備焉. 故不積跬步, 無以至千里,. 不積小流, 無以成江海. 騏驥一躍, 不能十步; 駑馬十駕, 功在不舍. 鍥而舍之, 朽木不折; 鍥而不舍, 金石可鏤.
흙이 쌓여 산이 이루어지면 바람과 비가 일게 되고, 물이 모여 못이 이뤄지면 교룡과 용이 생겨난다. 선함이 쌓여 덕이 이룩되면 신명함을 자연히 얻게 되고 성스러운 마음이 갖추어진다. 그러므로 반 발자국이 쌓이지 않으면 천리 길을 갈 수 없고, 작은 흐름이 쌓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가 이루어질 수 없다. 준마도 한 번 뛰어 열 발자국 갈 수 없고, 둔한 말도 열 번 수레를 끌면 준마를 따를 수 있다. 공을 이룸은 중단하지 않는데 달렸으니, 칼로 자르다 중단하면 썩은 나무도 꺾이지 않으며, 자르는 것을 중단하지 않으면 쇠나 돌도 파이게 된다.

이 글에서 ‘흙이 쌓여 산이 되면(積土成山), 바람과 비가 일게 되고(風雨興焉); 물이 모여 못이 되면(積水成淵), 교룡과 용이 생겨난다(蛟龍生焉). 선함을 쌓아 덕을 이루면(積善成德), 신명함을 자연히 얻게 되고(而神明自得), 성스러운 마음을 갖춘다(聖心備焉).’ 등은 학습할 때 ‘축적’에 주의할 것을 설명한다. 순자는 ‘성인은 하늘이 낸다’는 견해를 인정하지 않고, 누구나 열심히 노력해 공부하여 ‘선함을 쌓아 덕을 이루’면 성인의 경계에 이를 수 있다고 여겼다. 

순자는 진일보한 설명을 한다. 그러므로 반 발자국이 쌓이지 않으면 천리 길을 갈 수 없고, 작은 흐름이 쌓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를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고대 중국 언어에서 한 발을 ‘규’라 하고 두 발을 ‘보’라고 했다. ‘규보跬步’는 아주 작은 거리를 형용한다. 풀어 말하면 보잘 것 없는 거리이지만 반보, 한 보씩의 거리를 쌓지 않으면 천리의 먼 길을 갈 수 없고, 아주 작게 흐르는 물이 모이지 않으면 강이나 큰 바다를 이룰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반면적인 비유를 통해 ‘축적’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 ‘정正-반反’의 비유 과정을 거치면 학습할 때 ‘축적’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탄복하고 부러워한다. 그들이 어떻게 해 그러한 성공을 거뒀는지의 과정은 소홀히 한다. 천리 길도 발로 시작하는 만큼 조금씩 한걸음, 한걸음씩 걷다보면 서서히 발걸음이 쌓인다. 그러다보면 양에서 질적 변화를 일으켜 비약이 이뤄지고 마침내 자신이 기대한 목표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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