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 전문정당 자한당을 규탄한다”

“양승동 물러나라. 수신료 거부한다”

“자한당은 해체하라”

“편파방송 KBS, 양승동은 사퇴하라”

자유한국당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16일 KBS 본관 앞에서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이날 한국당 집회는 언론장악 저지 및 KBS 수신료 분리징수특별위원회와 미디어특별위원회가 주최했다.

사회자가 한국당 집회 시작을 알리자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마이크를 잡고 “요상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또다시 언론장악을 하려는 의도를 잘 알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한국당은 무엇을 했나. 세월호 앞에서 (언론에) 압력을 넣었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KBS 편파성을 지적하는 것은 자격도 없을 뿐더러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자 한국당은 “편파방송 일삼는 KBS, 언론노조가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좌파정권 조국과 같은 민주노총들”이라고 비난했고, 이에 KBS본부는 “예의를 지키라”라고 맞불을 놨다.

▲ 16일 본관 앞에서 자유한국당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가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 16일 본관 앞에서 자유한국당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가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이날 KBS본부가 긴급하게 맞불 집회를 개최한 것은 KBS 사장을 지낸 길환영 한국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이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길환영 전 사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편집국에 편파적인 보도를 강요하고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비판을 자제하라’고 압박했고, 길환영 전 사장은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등을 배석시켜 해경 비판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KBS 이사회는 길 전 사장의 책임을 물어 해임을 의결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가해 해임이 결정됐다. 이에 길 전 사장은 해고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종심에서도 해임 처분 사유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경호 KBS본부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임된 사람이 길환영 전 사장”이라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에 개입했던 길 전 사장은 ‘언론장악’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놨다.

▲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집회.
▲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집회.

한국당은 KBS 보도를 문제 삼았다. 박대출 KBS 특위 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접대를 받았다는 뉴스는 내리 두 꼭지를 보내고 윤석열을 알지 못한다는 윤중천 증언은 단신으로 처리한다. 9월 28일 서초동 촛불집회는 톱뉴스로 3꼭지를 내보내고, 10월 3일 광화문 집회는 17번째 리포트로 축소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중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KBS가 얼마나 노영방송인지 현장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이 주장한 KBS-검찰 유착 주장과 관련해 “KBS 법조 기자가 무엇을 잘못했나. (그런데) 유시민 한 마디에 무릎을 꿇은 게 KBS 사장이다. (조사위원회 운영 및 구성하기로 한) 시청자위원회도 어용이다. 기자를 조사하기 전에 유시민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당 집회엔 약 50여명, 그리고 KBS본부 집회엔 100여명이 모였다.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집회에서 나온 주장에 서로 야유를 퍼붓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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