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업 취재한 네덜란드 탐사 기자가 던졌던 질문들
성산업 취재한 네덜란드 탐사 기자가 던졌던 질문들
[인터뷰] 레나테 반 데르 지 기자… 네덜란드 유일 反성매매 관점 탐사
2000년 성매매 합법화 찬성, 당사자 취재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근친상간, 집안의 종교적 성폭력, 명예살인 등 여성인권을 둘러싼 탐사보도를 했다. 가장 극심한 여성억압이 무엇일지 자문하다가 ‘강제 성매매’를 떠올렸다. 취재 결과는 충격이었다. 

네덜란드 정부가 성매매를 합법화하면서 사라지리라 예견한 일들이 만연했다. 정부 정책에 동의하던 기자는 의문이 생겼다. “네덜란드 성산업이 무엇이기에?”

프리랜서 기자 레나테 반 데르 지(Renate Van Der Zee·58)는 네덜란드에서 유일하게 성매매를 비판 관점으로 심층취재한다. 네덜란드는 2000년 세계 최초로 국내 성 구매와 판매, 알선행위를 모두 합법화했다. 반 데르 지 기자는 내러티브·인터뷰를 모은 ‘성매매(Prostitutie)’와 성구매 남성 여러 명을 취재한 ‘성을 사는 남자들(Mannen Die Seks Kopen)’ 등의 책을 펴냈다. 프리랜스 저널리스트로 각종 미디어에 출연해 성산업 현실을 논하고, 가디언·알 자지라 등에 기사과 칼럼을 낸다.

반 데르 지 기자는 “정부가 성매매를 합법화할 당시 논리는 ‘여성이 성산업에 종사하도록 해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하도록 하자’였다. 그들이 몰랐던 건, 성매매 산업은 여성이 자기 몸을 절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는 분야란 사실이다. 여성은 포주가 원하는 대로, 구매자가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레나테 반 데르 지(Renate Van Der Zee) 기자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레나테 반 데르 지(Renate Van Der Zee) 기자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어떻게 성매매를 취재하게 됐나.
“10년 전이다. 여성 인권 현안을 취재하다 이른바 ‘강제 성매매’ 희생자가 어떻게 육체는 물론 심리적으로 살아남는지 궁금해졌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인신매매 피해여성 쉼터를 찾았다. 운영자가 제의해 자원활동을 시작했다. 기자로서 좋은 기회였다. 여러 당사자를 직접 만났다.”

- 취재하면서 성매매에 견해가 바뀌었나.
“그렇다. 나는 네덜란드 정부가 성매매 알선업을 허용할 때 반기는 쪽이었다. 혁신이고,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될 거라 생각했다. 성착취 반대 활동가에게 ‘성매매 실태를 알고 싶긴 한데, 편향 보도하지 않고 ‘기자’ 관점에서 보도하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 어리석은 생각이다.(웃음)
쉼터를 찾은 인신매매 피해 여성은 대개 임신했거나 아기가 있었다. 당사자는 물론, 아이도 HIV에 감염된 경우가 많았다. 그들이 털어놓은 경험은 끔찍했다. ‘이게 네덜란드 성산업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성산업은 대체 뭘까?’ 궁금해졌다. 그 뒤 암스테르담 성매매업소 집결지 창문을 직접 두드렸다.
여성들은 창 너머로 뚫어져라 응시 당하고, 구매자들에게 평가 당하고, 여행객들에게 조롱 당했고, 이는 그 자체로 트라우마였다. 그러나 창 뒤편에 서 있는 건 그들이 하는 일의 극히 일부다. 특히 성산업을 떠나,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한 발짝 떨어져 말할 수 있는 생존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성매매 합법화가 이 곳을 여성들에게 더 좋은 곳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2000년 비범죄화 조치는 사실상 포주 행위 합법화였다. 포주가 자격을 얻고 규칙을 따르면 업소를 운영하도록 했다. 미등록 이주여성, 미성년자, 인신매매 피해자를 알선하면 안 된다는 것. 성구매와 판매는 이전에도 자유롭게 이뤄졌다.

정부의 감시 역할은 작다. 포주는 업소에 몇 명의 여성이 일하는지 보고할 의무가 없다. 도리어 여성이 자신을 사업자로 국가에 등록할 의무를 진다. 이들은 ‘비즈니스우먼’, 즉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성매매 여성의 거취를 자유롭게 한다는 명목이지만, 여성들은 수입과 처우 등 어느 것도 보장 받지 못한다.

▲네덜란드 북부 레이우아르던 정부기관 맞은편에서 영업하는 성매매 업소(위).  레이우아르던의 정부 지정 성매매업소 집결지. 사진=김예리 기자
▲네덜란드 북부 레이우아르던 정부기관 맞은편에서 영업하는 성매매 업소(위). 레이우아르던의 정부 지정 성매매업소 집결지. 사진=김예리 기자

- 책은 어떤 내용인가.
“‘성매매’는 사회에 통용되는 ‘헛소리 논증’을 깨는 데 집중한다. △가장 오래된 직업이다 △쉽게 돈 버는 방법이다 △여성이 자발로 선택한 직업이다 등이다. 그리고 이들 챕터 사이사이에 성매매 여성과 경찰관, 포주, 구매자 인터뷰를 실었다.”

- 네덜란드 언론이 성매매를 취재할 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은?
“‘진짜 희생자’를 보여달라고 요구한다. 성매매가 ‘참신한’ 주제라 여기고 뛰어드는 기자가 많다. 그러나 사안을 알지 못한 채 뛰어들고, 일찍 취재를 마무리한다. 그러나 한 시간 인터뷰로 성매매 여성들은 당연히 ‘섹스가 좋다’는 식으로 말할 것이다. 포주의 압력 때문일 수도 있고, 피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기자를 믿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네덜란드 뉴스를 찾아보면 검붉은 톤의 성매매 집결지 사진을 싣고, ‘여성은 자발로 성 노동을 택했는데, 오직 사회의 낙인 탓에 힘들다’고 말하는 기사가 많다. 진짜 이야기를 들으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 반대로, 기자가 던져야 할 질문은?
“물어야 한다. 방이 하나 있다. 성을 판매하는 소녀는 누구일까. 그의 나이와 배경, 금전 상황을 생각해보라. 반대편 남성도 똑같이 떠올려보라. 남성은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 기혼이며, 40~50대 중년이다. 여성은 모든 면에서 취약하다. 그리고 이 방에서 평균 50유로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해보라. 남성이 평균 50유로에 여성에게 성을 구매한다. 밑바탕엔 인종 간 착취도 있다. 여성은 대부분이 아프리카나 동유럽, 아시아 출신인 반면 남성은 백인이다. 이는 네덜란드만의 경우가 아니다. 캐나다 성매매 여성 가운데 원주민이, 미국의 경우 흑인이 가장 많다. 결국 성매매는 권력 문제다. 이 사실을 고려하면 성매매를 ‘강제’와 ‘자발’ 둘로 가르는 보도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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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0-20 10:38:41
참고로, 일본은 과거에 사업차 한국 방문할 때, 한국은 성매매 접대만 하는 더러운 나라라고 했다.

바람 2019-10-20 10:10:40
역사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과거 성매매로 돈 번 사람은 누구인가. 바지사장? 아니다, 전체적으로 조직을 운영해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사업자다. 그리고 피해자는 누구인가? 성병에 걸려 죽는 여자나 하루 번 돈을 쉽게 쓰는 평민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이런 성매매 여성에서 태어난 아이도 비슷한 업종에 취직한다. 결국,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성매매 업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외국 사람들은 모든 사업을 성매매로 해결하려는 꼴불견인 나라로 인식할 것이다. 정작 사업할 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해당 국가를 공격할 때는 성매매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타락한 나라로 규정지을 것이다. 급진적인 말과 성매매는 3s처럼 대중의 관심을 쉽게 받을 수 있지만, 도덕적으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