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업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업체 티브로드 사이 인수합병 심사가 본격화했다. 합병 절차가 내년 초 마무리될 전망인 가운데 하청 비정규직인 티브로드 케이블 설치·수리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우려도 커진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15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T타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T는 티브로드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SKT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합병 심사를 끝냈다. SK브로드밴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SKT는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내년 1월1일 전산합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SKT는 합병이 완료되면 유료가입자를 1000만명 이상 확보할 것으로 내다본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15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T타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T는 티브로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15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T타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T는 티브로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한편 티브로드 하청업체 소속 케이블 설치·수리 노동자들은 SKT에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두 회사가 합병한 뒤 티브로드 노동자들이 SK브로드밴드 설치·수리를 전담하는 자회사 홈앤서비스에 대체돼 물갈이되거나, 아예 SK브로드밴드가 가입자를 가져가면서 일감이 없어 구조조정될 것을 우려한다. 

티브로드에서 케이블을 설치·수리하는 노동자들은 약 950여명으로, 티브로드 원청과 하청업체 사이 계약에 따라 2~3년마다 계약이 갱신된다.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노동자들은 지난달 23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SKT는 티브로드 케이블 설치·수리 노동자들의 고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15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T타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T는 티브로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15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T타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T는 티브로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권석천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장은 발언에 나서 “통신기업과 세이블방송사가 합병해 어떻게 이익을 창출할 지 이미 계획을 세워놨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놓고는 일언반구 없다”고 지적했다. 

권 지부장은 “몇 개월 안에 해고자가 돼 거리를 헤맬지 피가 마르는데, 정작 합병 주체인 SK와 티브로드는 한마디도 않는 현실이 갑갑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수십년 한곳, 티브로드에서 일해오고도 티브로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하면 SK가 모든 시스템과 현장을 관리하게 된다. 단순한 업체의 합병을 넘어 모든 노동자와 시청자들의 권리도 책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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